;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_不惑불혹이 쏘아올린 작은공
지난달(11월)에 방송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 중 하석진이 들고 나온 책 한권으로 서점가가 흔들렸습니다.
올해(2023년) 유노북스에서 펴낸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철학 교양서로는 최초로 전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것입니다.
하석진은 이제 마흔에 접어 들었습니다.
공자가 말한 유혹에 흔들리진 않는 40대-不惑불혹;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미혹되지 않는 마음의 상태-는 사실, 논어 내에서 그 의미를 파악할수 있는데 자한편 23장의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은 不惑하고, 어진사람은 근심치 않고, 용기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와 연결 지을 수 있고 나이 사십이 되어서도 남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그것은 끝장이 난 것이라는 양화 26장으로 그 결말을 볼수 있습니다.
흔들리기 쉬운 40대의 쇼펜하우어에게 자신이 알려지는 나이로 그제서야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했던 일을 기쁘게 돌아볼 수 있는 것은 누가 뭐라 하든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 공감의 감성은 함께 흔들리고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40대와 50대가 개인의 독서를 넘어 SNS, 유튜브에 글귀와 자기 생각을 공유하고 이 독서 경험이 20대와 30대, 60대와 70대의 다른 세대로까지 확장된것이죠.
‘쇼펜하우어 신드롬’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생각과 말이라면 시대와 상관없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프리드리히 니체, 쇠렌 키르케고르, 찰스 다윈, 아인슈타인, 카를 융, 바그너, 헤르만 헤세, 톨스토이, 프란츠 카프카, 도스토옙스키, 에밀 졸라 등 수많은 사람이 그에게 영감을 받았고, 특히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책 한 권으로 철학자의 길을 걸었으며 바그너는 쇼펜하우어를 평생 찬미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대학에서 헤겔과 충돌한 뒤 교수 사회의 파벌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철학은 대중과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헤겔의 책은 철학 전공자들마저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한 데 반해 쇼펜하우어의 문장은 명료하고 정확하죠.
그래서 일까요 한번 흐름을 탄 쇼펜하우어는 이 책 뿐 아니라, 지난 여름에 소개했던 ‘쇼펜하우어 아포리즘-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와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도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나는 삶의 지혜가 전적으로 인간의 의식에 내재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행복론으로 불리며, 행복론이란 인생을 될 수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술을 가리킨다.
이런 기술은 행복한 존재로 거듭나는 지침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사실을 순수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여기서는 주관적 판단이 중요하므로) 오히려 냉정하고 노련한 성찰을 통해 비존재(존재의 부정형_역주)가 되느니 행복한 인생을 사는 편이 훨씬 더 낫다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삶의 지혜라는 개념에서 보면 행복한 삶에 끝없이 집착하는 이유는 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행복한 생활 자체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 본문 8p
논쟁이 필요 없는 당연한 명제처럼 여겨지는 누구나 행복해야한다는전제로 인해 모든 불행이 생겨난다고 말하는 쇼펜하우어는 ‘행복은 꿈일 뿐, 고통은 현실이다’라고 말하며 ‘행복하게 산다’의 본래 의미는 ‘덜 불행하게’ 즉 참고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인생의 지혜를 책을 통해 전합니다.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행복에 대한 편견을 특유의 냉소적인 문체로 하나씩 부정하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은 무엇인지 고찰하고 있는것이죠.
2018년 BTS, RM은 UN연설에서 누군가가 만든틀에 끼워 맞추는데 급급해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렸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시작했다고 하며 스스로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라고 했습니다.
스티브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연설에서 다른사람의 인생을 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갖는것이 다른사람들 생각에 맞춰사는 함정에 빠져 다른사람의 인생을 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길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판의노예'가 되어 불안한 삶을 살아갑니다.
자신의 의식속에서 일어난 일보다 타인의 의견에 높은가치를 매깁니다.
모든일에서 가장 신경쓰는일이 다른이의 생각이죠.
가만히 살펴보면 인간의 걱정과 두려움은 타인에 관한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인간이 자신의 본래 모습 그대로 있을 때는 홀로 있을 때뿐이다.
따라서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자유도 사랑하지 않는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에만 자유롭기 때문이다.
사교와 강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이며 모임에서 각자의 개성이 강할수록 희생하기 더 힘들다.
이에 따라 각자는 자신의 가치에 비례하여 고독을 피하거나 견디거나 사랑할 것이다.
고독할 때 비참한 인간은 자신의 비참함을 느끼고, 위대한 정신을 가진 자는 자신의 위대함을 그대로 느낀다.
- 본문 207p
책은 1851년 출간된 쇼펜하우어의 Parerga und Paralipomena 소품과 부록 중 소품 부분에 해당합니다.
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Parerga 소품’은 독일어로 ‘Aphorismen zur Lebensweisheit(삶의 지혜에 대한 격언)’으로 번역되어 따로 출간되기도 했는데 행복한 삶에 대한 그만의 유쾌한 문체와 언어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2023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행복의 진짜 의미는 덜 불행함이라고 말하는 쇼펜하우어의 말에 공감하지 않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주변과 세상에 매우 무심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인간과 인생을 사랑했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불행해지는 현대인과 달리, 그는 비관 속에 낙관이 있음을 알려주는 철학자이기 때문이죠.
가장 치열한 고민 끝에 인생과 인간은 많은 것을 덜어내야 한다는 것을, 그렇다면 절망할 것도 없다는 것을 특유의 유머와 간혹 칼날처럼 비정한 언어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쇼펜하우어를 두고 나는 쇼펜하우어를 읽으며 여태껏 한 번도 몰랐던 강력한 기쁨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쇼펜하우어가 주는 것은 비관과 염세가 아니라, 우리가 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을 때의 희열과 기쁨에 가깝습니다.
그는 그 짐이 우리 스스로 진것이었다는 것을 알려주었을 뿐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본래 모습 그대로 있을 때는 홀로 있을 때뿐이다.
따라서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자유도 사랑하지 않는다. 인
간은 혼자 있을 때만 자유롭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