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Coffee break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chitect Y Jan 15. 2024

coffee break...시간과 기회에 대한 아쉬움1

; 환생과 윤회, 전생 신드롬을 생각하며

Carl Sagan: After death?… So there’s no conceivable finding of science which would make you say that Buddhist doctrine is wrong or that you’re no longer a Buddhist? 

Dalai Lama: I think that a scientific finding through careful experiment Buddhists will have to accept at once. No problem.

칼 세이건: 사후세계…그렇다면 불교 교리가 틀렸다거나 더 이상 불교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과학적 발견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달라이 라마: 문제 없습니다. 신중한 실험을 통한 과학적 발견은 불교도들이 즉각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과학에 관심을 가져온 달라이 라마는 1991년 이타카를 방문했을 때 세이건과 처음 만났습니다.

천문학자 겸 과학저술가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문학자중 한 명인 Carl Sagan 칼 세이건과 티베트 불교의 최고 수장인 Dalai Lama 달라이 라마, 가장 관대한 두 사람이 만나 물리적 세계와 영적 세계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고 두 사람 사이의 잘 알려진 대화에서, 과학자이자 회의론자로 유명한 세이건은 “성하(聖下), 과학적으로 환생 같은 것은 없다고 증명된다면 어떻게 될까요?”라고 묻자, 놀랍게도, 달라이 라마는 만약 환생의 거짓증거가 확인된다면, 불교도들은 그것을 그만 믿어야 할 것이라고 주저 없이 대답하고는 “환생을 어떻게 반증하지요?”라는 질문으로 세이건을 당황하게 했다고 합니다.


samsāra, 輪廻, 윤회 | 불교.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구르는 것과 같이, 중생이 번뇌와 업에 의하여 삼계 육도(三界六道)의 생사 세계를 그치지 아니하고 돌고 도는 일.

전생2(前生) transmigration 명사. 불교. | 이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의 생애를 이른다. 


윤회는 사람이 태어나 늙고 병들었다가 죽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마치 바퀴가 돌듯이 세상이 돌아간다고 붙인 단어로 이를 한자로 륜(輪: 바퀴)을 써서 輪廻윤회라 하는데 이는 인도 계통의 종교인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의 종교 용어로 영어권에서는 흔히 reincarnation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지난 생이라는 뜻으로 윤회와는 뉘앙스가 조금 다릅니다.


이번생은 망했다

최근 방영되기 시작한 오리지널 티빙의 웹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를 비롯해 낮에 뜨는달, 이번생도 잘 부탁해, 도깨비, 시카고 타자기, 구미호뎐, 불가살, 호텔 델루나… 요즘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전생(또는 환생 이하 전생이라함)은 힘든 현대에 삶과 엮이면서 ‘이번 생은 틀렸어’라는 말을 일상처럼 사용하게 만들었죠.

갤럽조사 결과 40년 전인 1984년 윤회를 믿는 국민이 21%였던 것에 비해 약 10년 전인 2015조사에서는 28%로 늘었습니다. 

국민 3명 중 1명꼴로 윤회를 믿고 있는 셈이다. 특히 윤회와 해탈을 믿는 개신교인도 크게 늘었는데 조사결과 윤회를 긍정하는 개신교인은 34%, 해탈을 긍정하는 개신교인은 43%나 되었습니다.

기독교 국가라고 자부하는 미국에서 2021년 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3%는 일종의 사후 세계를 믿는다거나 순환적인 존재를 견디거나 사후에 깨달음을 얻는다는 믿음을 표현했습니다(여성 38% 남성 27%).


Though the share of adults who believe in reincarnation – i.e., that “people will be reborn again and again in this world” – is much lower than the share who believe in heaven or hell, it is a view held by a substantial minority of the population (33%).


이 조사에서 50세 미만 성인 10명 중 거의 4명(38%)이 환생을 믿는 반면, 50세 이상 성인은 27%가 환생을 믿습니다.


달라이라마와 칼 세이건의 대화처럼 환생이 없다는것은 과학적으로 밝힐 수 없듯이 반대로 있다는것도 과학적 접근은 어렵습니다.


그렇다해도 신체의 죽음 이후에도 생존하는 의식의 실체에 대한 믿음은 인류의 종교, 철학적 전통에서만이 아니라 과학자들 간에서도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보여주는것은 의식의 작용(특정 정신, 감정적 상태들을 경험할 때 뇌의 어떤 부분이 활동하는지 등등과 같은 뇌의 작용)에 대한 현재까지 밝혀진 과학에 위배 되지 않으면서 그러한 믿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죠.  


과학은 다양한 존재론(과학 자체가 확인 혹은 부정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는 궁극적 속성에 대한 광범위한 관점)과 양립합니다. 

과학은 감각들이 포착할 수 있는 세계만 존재한다는 유물론적 존재론과 널리 관련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논리적으로는 과학적 연구가 불가능한 범위에 대한 다양한 다른 견해를 유지하면서도 과학의 발견을 긍정할 수 있습니다.

환생의 문제는 과학적 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현상에 대한 믿음은 전형적으로 종교와 철학의 영역에 속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환생, 전생, 윤회등(이하 환생이라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것으 과학적으로 검증된 증거의 엄격한 검토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세계관이나 가치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소설 Gilead 길리아드로 2005년 퓰리쳐상을 수상한  Marilynne Robinson 마릴린 로빈슨은 신경과학자들 사이의 환원주의적 경향에 대해서는 엄격함과 일관성의 결여, 증거와 논쟁에 앞선 결론에 대한 충성, 과학 전반에 대한 무관심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일갈하며 윤회를 이야기 합니다.

수많은 신경과학자의 환원주의적 물질주의가 방어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거기에 대해서는 온당한 철학적 방어가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가정되고 있을 뿐, 의식의 속성에 대한 또 다른 가능한 접근이 과학 자체(최첨단 물리학)의 영역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한 환원주의적 가정은 거의 정당화 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연구의 권위자로 2007년 죽음학 강의를 시작해 605회를 넘긴 서울대 의대 정현채 명예교수는 “환생은 환상이 아니고, 죽음 뒤에도 패자부활전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죽음학 강의 초반에는 보이지 않는 영적인 현상, 근사 체험(사망 선고를 받은 사람이 체외 이탈을 해서 공중에 뜬 채 자기 육신을 바라보다 터널을 통과해 빛의 존재를 만나 전 생애를 회고한다는)이나 삶의 종말 체험을 다루는 게 겁나기도 했고, 윤회는 긴가민가하는 정도였는데 이젠 전혀 아니죠. 

제가 얘기하는 윤회는 어떤 교리가 아니고, 실제 서구의 연구에 근거를 둔 거죠. 

미국 버지니아대학의 인지과학연구소에 제일 자료가 많아요. 

그걸 이끌었던 이언 스티븐슨은 2007년인가 돌아가셨는데,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을 조사했어요. 

통역관 데리고 범죄 사건 수사하듯 모은 케이스가 2400건 정도 돼요. 

환생 개념은 인도나 미얀마가 일반적인데 제임스 라이닝어(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 중 가장 잘 알려졌다) 사례처럼 기독교 국가라는 미국, 영국에서 점점 많아졌죠. 

요새는 3000케이스 이상 될 거예요.

- 정현채 교수

환생, 전생에 대해 조금 더 깊고 진지한 생각이 필요하다면 버지니아 대학의 정신의학 및 신경행동과학과 부교수이자 인지연구소장으로  환생을 과학적으로 최초 입증한 (위 에서 정채연 교수가 언급한)이안 스티븐슨 박사의 수제자인 Jim Tucker 짐 터커교수의 2015년 발간한 ‘어떤 아이들의 전생 기억에 관하여(Life before Life)’를 읽어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책은 전생을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전 세계 2,500여 명의 아이들을 탐구하며, 환생의 실재함을 과학적으로 밝힌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명료하고 합리적인 과학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환생 연구를 체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아이들이 이전 삶을 기억하는 방식과 그에 대한 증거를 살펴보고, 아이들의 진술들에 어떠한 공통적인 특징이 있으며 정말 신빙성이 있는지, 이에 반대하는 견해들로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그것은 신뢰할 만한 주장인지, 환생의 증거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등 죽음 이후의 삶에 관한 가장 탁월한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coffee break...속죄, 용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