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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Pluviophile

; 비…자연이 유도하는 비자발적 명상 상태

by Architect Y

비들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인가 생각할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덫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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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추적이는 비에 추석 연휴가 차분하게 생각의 시간으로 가득 찹니다.

비 오는 날 마음이 차분해지는 감정은 실제로 비오는 날은 우리가 억지로 명상을 하지 않아도 감각, 호르몬, 자율신경이 함께 작용하여 마음이 부드럽게 안쪽으로 향하도록 만듭니다.

비가 오면 주변이 조용해지고, 시야가 흐려집니다.

시각적으로 대비가 줄고, 소리도 부드러워지죠.

이런 감각 입력의 감소는 공포와 불안에 관여하는 뇌의 변연계 부위인 편도체 활동등의 뇌의 주의 자극을 줄여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외부 자극이 줄어들면 내부 감정(내면)으로 주의가 옮겨가며 명상 상태에 가까운 심리적 안정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잠을 유도하는 알고리즘에 유튜브등은 빗소리가 주로 등장하는데 이는 빗소리는 일정한 리듬과 주파수를 가지며, 인간의 뇌파, 주로 α파와 δ파등을 유사한 리듬을 만들어 긴장을 완화하고, 외부 잡음을 차단하는 효과로 인해 심리적 안전감을 줍니다.

여기에 비는 집, 따뜻한 공간, 엄마의 음식, 휴식 등 안정된 공간 안의 나라는 정서를 떠올리게 하여 향수적 평온감을 유발하는 심리적으로 Regression to safety 안전으로의 회귀상태가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우리 몸안에서는 기분을 활성적, 외향적으로 만드는 호르몬인 Serotonin세로토닌 양이 줄면 오히려 조용하고 사색적인 기분이 들고 졸음을 유도하지만 동시에 신체 긴장을 완화시켜 안정시키는 Melatonin멜라토닌이 증가하며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을 낮추고, 안정과 유대감을 높이는 옥시토신을 활성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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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일까요, 어릴때부터 비를 유독 좋아했던 내게 조병화님의 시처럼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생긴걸까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비(pluvial)'와 '좋아하는 사람(phile)'이 합쳐진 합성어인 Pluviophile 플루비오파일라고 불리웁니다.

플루비오파일은 비를 통해 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삶의 어둠과 빛의 공존을 이해하며 창의성을 발현하기도 합니다.

그래 비가 내리는 날 깊은 위안과 감상을 느끼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삶의 빛과 어둠,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는 지점을 이해하며, 슬픔 속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비 오는 날을 통해 과거의 추억이나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평온함을 느끼며, 고요한 시간 속에 자신만의 사색에 잠기기도 하며 정을 투영하고 소통하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평상시보다 커진 수퍼문을 바라보고 수확의 시간을 만끽하며 일상에서 찾기 어려운 가족과의 만남을 한껏 즐기는 화사한 한가위 연휴를 조금은 우중중하게 만드는 우중추석이 만들어졌지만 생명을 살리는 물의 의미를 가지기도 하지만, 홍수처럼 재앙을 초래하는 양면성도 가지고 있는 비의 모습을 어둠, 슬픔의면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물의 의미인 비의 이면을 느끼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이런 비시간에는 기분전환의 빠른 비트의 음악도 좋지만 온전히 이 시간을 즐기는 Ray Charlesd의 Come Rain or Come Shine, Herbie Hancock의 Norwegian Wood같은 째즈나 Sasha Sloan의 Dancing with Your Ghost나 Mario의 Let Me Love You같은 블루스와 함께 흘려보는 시간이면 어떨까요.


https://youtu.be/Qzc_aX8c8g4?si=JmPgCV6OiQJCv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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