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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r 15. 2016

건축가의 주유천하 III 경상 귀래정

열둘. 밀양을 중심으로 좌 안동 우 함양, 그 세번째 마을 안동 귀래정

영남권의 사림이야기 하나, 안동 귀래정

: 밀양을 중심으로 좌 안동 우 함양으로 이어지는 성리학 사림의 이야기


歸來亭귀래정은 洛蒲낙포 李汯이굉(1414∼1516)이 조선 중종8년(1513) 벼슬에서 물러나 안동으로 온 후 지은 정자이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7호.

陶淵明도연명의 ‘歸去來辭귀거래사’라는 글의 뜻과 너무나 닮아 그것으로 정자의 이름을 삼았다고 한다.


귀거래사

세상과 더불어 나를 잊자

다시 벼슬을 어찌 구할 것인가

가까운 이들의 정다운 이야기를 즐겨 듣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며 우수를 쓸어 버리리라


이굉

본관은 고성.

이굉은 25세에 진사, 40세에 과거급제.

상주목사, 개성유수를 지내다 갑자사화로 유배길 떠나고.

정치적 환멸을 느끼고 아버지의 연고지인 안동으로 낙향.

이제 유학적 관료로서의 삶을 청산하고 자연에 동화되어 사는 삶, 즉 '귀거래'한다.


이굉은 어릴 때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오고가는 이치로 돌아가는 삶을 원했다.

이굉이 안동 귀래정을 창건한 이유도 이 일대에서 두 줄기의 물이 합쳐 다시 흘러 드나드는 낙동강의 장관 속에서 삶의 깨달음을 얻고 싶었던 거다.

나도 돌아가야 되는데 고향은 없고.

이제 어디로 가나.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안동의 수많은 정자 가운데 귀래정, 군자정, 옥연정을 으뜸으로 꼽았다.


강과 산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자연이요,

주인은 자연에 동화되어 사는 갈매기와 해오라기와 같은 존재,

한가하게 구름과 어울리는 것이 벼슬살이로 번거롭게 사는 것보다 참 삶에 가깝다


안동댐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귀래정은 물길이 부딪치며 휘돌아 나가는 암벽 위에 서 있었고.

이 아래 물이 아주 깊었지만 댐이 만들어지면서 물길이 바뀌어 지금은 강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됐다.

앞면 2칸·뒷면 4칸 규모의 T자형 건물로, 지붕은 옆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마루 주위를 제외한 다른 곳의 기둥은 각이 있고 창문에 쐐기 기둥이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소 경북 안동시 정상동 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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