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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y 04.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여기는 제주

(번외) 여기는 [ ]입니다.

2011년 4월부터 한동안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여기는 [ ]입니다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제주의 비경을 포스팅하다보니 문득 떠오른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공익광고.

이 광고는 대평원, 동굴, 해변, 눈 쌓인 산 등 제주도의 이국적인 경치와 외국인들의 모습을 하나씩 보여주며 '여기는 [ ]입니다'라는 자막을 삽입해 궁금증을 자아내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이어 [ ]자리에 [제주도]를 넣은 자막을 보여주며 외국의 모습이라고 여겨지던 장면들이 실제로는 모두 제주도였음을 알려주는 형식으로 마무리된다.  

그래 다시 한번 광고 장면을 올려 본다.


여기는 [  ]입니다.


하나, 성 이시돌 목장

제주도에도 거대한 양때 목장이 있었다.

유명한 성이시돌목장이 바로 그곳이다.

1970년대만 해도 성이시돌목장의 목장에는 수만 마리의 면양이 풀을 뜯었지만 축산업의 급격한 변화와 더불어 양떼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이제 성 이시돌목장에서는 젖소와 한우, 그리고 경주마를 기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16


둘, 만장굴

제주의 용암동굴은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과 더불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고 있다.

엄격한 보호를 받고 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지만 제주의 대표적인 여행지로 사랑받아온 이곳만큼은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바로 만장굴이다.

250만 년 전 제주에서 화산이 폭발할 때 한라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다로 나가며 형성된 만장굴은 세계에서 가장 긴 용암동굴로 알려져 있다.

길이만 해도 13.422m에 달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3341-3


셋, 우도 서빈백사

서빈백사는 우도가 가진 환상적인 아름다움의 정점이라 할 만하다.

코발트빛 바다를 따라 길게 뻗은 아치형 백사장에 들어서면 지중해의 어느 바다로 순간이동을 한 착각이 든다.

해변의 모래알은 하나하나가 보석처럼 반짝이는데 윤기가 흐르는 해변의 비밀은 홍조단괴.

해조류의 일중인 홍조류 중에서는 얕은 바다에서 살며 방해석이라는 광물을 침전하는 석회조류가 있다.

바다 속에서 사는 홍조류가 밀려와 해변을 이룬 것이다.

해외에서도 이런 예가 몇몇 있지만 우도처럼 홍조단괴 해빈이 대규모로 형성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한다. 해변 전체는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되어 있다.

제주 제주시 우도면 우도해안길 810


넷, 겨울 한라산

한라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라산은 독특한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어 생물권보존지역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아쉽게도 겨울 한라산에서는 해발 고도에 따라 아열대, 온대, 냉대에서 자라는 1천 8백여 종의 소중한 생명들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는 없다.

아쉬워할 일은 없다.

겨울 한라산은 잡티 하나 찾아볼 수 없는 하얀 세상이다.

그 품에 안기는 순간 저 아래 세상에서의 기억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숨 가파할 겨를도 없다.

대관령이나 선자령의 하늘과 맞닿은 드넓은 고산 설원,

지리산 만복대의 솜밭 같은 눈꽃,

계곡마다 얼음 폭포를 이룬 설악산의 화려함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


다섯, 삼다수 목장

소지섭이 찍었던 모 카메라광고 속의 한 장면에 나왔던 곳이기도 하다.

두 CF에서 이곳이 소개되기 전만해도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그저 조용하고 아늑한 진짜 숨겨진 비경이었는데, 이제는 입소문을 타고 여행객들은 물론 풍경에 매료된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 소유의 목장이라 왁자지껄하지는 않는다.

이곳의 포인트는 초원위에 군데군데 외로이 서 있는 나무, 왕따나무다.

어디선가 잔뜩 굶주린 맹수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달려들 것만 같은 아프리카 초원의 한 장면같다.

그런 분위기에 맞춰 습기를 잔뜩 머금고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는 모습이라야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다.

눈앞에 보이는 사물은 오직 습기 머금은 잔디와 나무한그루, 안개너머에 감춰진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이 더욱더 몽환적인 분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곳인것이다.

해질녘, 태양의 붉은 기운이 한라산을 타고 목장의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면 자연의 경이로움에 압도당한다.

제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여섯, 송악산

'압권'이라는 표현이 제격인 송악산의 해안절벽...

예전에는 깍아지는 듯한 절벽을 따라 아슬아슬한 계단길을 통하여 바닷가까지 내려갈 수 있었으나, 현재는 몇번의 사고 끝에 '추락위험'이라는 붉은 표지판으로 막힌 금지된 길이 되어 버렸다.

꼭 계단을 걷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지릴 정도로 위압적이다.

'절울이'는 파도가 오름허리 절벽에 부딪혀서 우레같이 소리가 울린다는 의미라 송악산 주위 주민들은 이 오름을 '절울이'이라 했다고 한다.

바람이 동쪽으로 불 때, 송악산 해안절벽에 큰 물결이 부딪히면 절벽 자체의 위용 못지 않은 거대한 소리가 산과들로 울려퍼진다 한다.

동쪽에서 바람이 부는 파도 심한날... 이 절벽 위에 서면 그야말로 자연의 위용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듯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관광로 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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