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chitect Y Aug 29.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숨은물뱅디

예순하나. 1100고지에 이어 한라산 자락 고지대 람사르습지, 숨은물뱅디

한라산길을 걷노라면 해안지대에서 느끼지 못한 숲의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특히 한라산 서쪽의 숲은 낮은 산죽이 빈틈없이 깔려있어 그 사이를 걷는 느낌은 다른 세상을 지나가고 있다는 생소한 느낌을 받곤한다.

그 숲속에 조용히 움쿠려 있는 숨은물뱅디.


벵듸는 벵디와 함께 제주 방언으로 평평하고 넓은 들판을 뜻한다.

앞벵디나 뒷벵디라는 말을 접하는데 말 그대로 앞들판이나 뒤들판의 의미이고 같은 뜻으로 숨은물뱅디는 넓은 들판이나 벌판에 숨은 물(습지)이 있다는 의미이다.

숨은물뱅디로 알려지기 이전부터 부르던 또 다른 지명이 검뱅디라는 명칭이다.

검벵듸를 한자로 隱水은수라고 표기를 하였는데 그대로 해석을 한 것이 숨은 물이라는 의미가 되었다.

숨은물벵듸는 한자음의 잘못 된 해석과 더불어 일대가 산속에 숨어 있는 곳이라 붙은 명칭으로 추측이 된다.

사실 검이라는 말은 단순한 黑흑이 아니고 고조선 시대에 나오는 곰, 감, 검 중에 신성스러움을 의미한다.

그래 검뱅디라고 부른 것도 신령스럽고 성스러운 벵듸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가 있다.

조상들도 검뱅디를 중요히 여겼으며 단순히 산중 고인물로 여기기 보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숨은물뱅디는 한라산 1100도로 북서면의 삼형제오름과 노로오름 그리고 붉은오름과 살핀오름 능선의 서쪽에 위치한다.

백록담을 기준으로 북서쪽 기슭이며 9부 능선(약980m)에 자리잡고 있다.

아직까지도 지도상에 조차 표기가 안 된 상태라서 정확한 지점을 서술할 수는 없지만 실로 제주도의 보물이며 한라산의 숨은 비경이라 할 수 있다.

이곳 습지는 대부분은 지하를 거슬러 한라산 능선 사면을 따라 내려오다가 평평한 지역인 이 일대에 내려와 모인 물이다.

한라산 중턱 곳곳에 계단식으로 습지를 이루는 곳 중 한 장소인것이다.

1100도로변을 통하여 진입을 할 수는 없으며 만약 진입한다면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단, 바리메오름을 거쳐 노로오름을 통하여 갈 경우는 출입이 허용이 된다

족은노로오름 북사면을 통하여 진입을 한 후 1시간 정도 지나면 드넓은 개활지를 연상하게 하는 뱅디가 나타난다.

검뱅디에 연중 물이 고이는 날이나 물의 양은 현재 람사르습지에 등재가 된 1100고지 습지 보다 오히려 많다.

1100고지 습지와 함께 람사르습지로 지정이 된 물장오리 오름 습지에 비하면 그 규모는 무려 60배에  이르듯 고산지대의 습지 중 제주도는 물론 국내 규모로도 최대의 습지가 숨어 있는 곳이 숨은물벵디인 것이다.

검벵듸에 연못 처럼 호를 이룬 곳은 대략 북동쪽에 집중이 되고 있다.


구전되는 내용 중에는 예전에 이곳에서 논농사를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화산섬인 제주이고 더우기 산중턱의 고지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논농사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방대한 면적에 연중 물이 고이니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우리에게 친숙한 애월에 위치해 있다.

애월읍에는 역사, 문화 자원도 많고, 생태자원도 풍부하다.

구석기 유적 어음리 빌레못동굴도 이 지역이고, 조선시대에는 제주내 소금 중에 가장 비싸게 쳐주던 천일 암반염이 생산되던 곳이었다.

생태자원으로는 납읍리 금산공원이 난대림지역으로 천연기념물이고, 노꼬메, 새별오름, 바리메 오름 등 경관도 아름답다.

숨은물뱅디는 지난 2015년 5월 13일 람사르습지, 7월 1일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광령리에 속해 있으며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면적은 1.175㎢(35만평)이고 보호지역 지정 면적은 약 22만평이다.  

이곳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식충식물 자주땅귀개가 서식하며, 1급인 팔색조가 발견된다고 한다.


환경부 국립습지센터는 2015년 11월 13일부터 2016년 9월 12일까지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 지역주민역량강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주민교육과 간담회 그리고 숨은물뱅듸 습지탐방, 습지생태교육, 지역 자원조사에 대한 내용들이 계획 되어 있다.

마구잡이로 개발되는 기존 제주의 난개발에서 지역주민과 협업하며 공생의 길로 이어졌음 하는 바램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아라리오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