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
만추의 시간은 아니지만 추석 전날은 조용하다.
그래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시간 이기도 하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들 한다.
유난히 가을을 잘탄다는데서 나온 말인데 오래전 살았던 선조들도 같은 생각이었던것 같다.
조선 후기의 문인 李鈺이옥은 士悲秋解사비추해(선비는 가을을 슬퍼한다) 글에서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것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선비는 가을을 슬퍼하니, 서리 내리는 것을 슬퍼함인가? 초목이 아닌 것이다.
장차 추워지는 것을 슬퍼함인가? 큰기러기와 겨울잠 자는 벌레가 아닌 것이다.
만약 때를 만나지 못해 멋대로 행동하여 찬찬하지 못함에 이른 고향과 나라를 떠나는 나그네라면, 또한 어찌 가을만을 기다려 슬퍼하겠는가?
바람을 마주하여 흑흑 느끼어 울며 스스로 즐기지 못하고, 달을 보면 비통하여 거의 눈물을 흘리는 것에 이른다.
~ 중략 ~
오직 사람으로 양의 기운을 타고난 자가 어찌 그 가을을 슬퍼하지 않음과 같겠는가?
조용히 한잔 술로 가을을 읖조리며 생을 생각한다.
한 武帝무제때 중랑장 蘇武소무는 포로교환 차 사절단을 이끌고 흉노의 땅에 들어갔다가 그들의 내란에 말려 잡히고 말았다.
흉노의 우두머리인 單于선우는 한사코 항복을 거부하는 소무를 '숫양이 새끼를 낳으면 귀국을 허락 하겠다'며 북해변으로 추방했다.
소무가 들쥐와 풀뿌리로 연명하던 어느날, 고국의 친구인 李陵이릉(치욕을 참고 뒷날을 기약하기 위해 항복하였으나, 한나라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이릉의 어미와 처를 죽였고 사기를 쓴 사마천도 이릉을 변론하다 궁형에 처해졌다) 장군이 찾아왔다.
이릉은 소무가 고국을 떠난 그 이듬해 5000여의 보병으로 5만이 넘는 흉노의 기병과 혈전을 벌이다가 중과부적으로 참패한 뒤 부상, 혼절중에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 후 이릉은 선우의 빈객으로 후대를 받았으나 降將항장(항복한 장수)이 된 것이 부끄러워 감히 소무를 찾지 못하다가 이번에 선우의 특청으로 먼 길을 달려온 것이다.
이릉은 주연을 베풀어 소무를 위로하고 이렇게 말했다.
선우는 자네가 내 친구라는 것을 알고, 꼭 데려오라며 나를 보냈네.
자네가 이렇게 절조를 지킨다고 해서 알아 줄 사람이 누가 있는가?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고 하니, 정말 덧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하여 자기를 이렇게 괴롭히고 있는가
그러니 자네도 이제 고생 그만하고 나와 함께 가도록 하세.
人生如朝露 인생여조로
何久自苦如此 하구자고여차
- 漢書 蘇武專 한서 소무전
삼국시대의 曹操조조도 짧은인생을 적벽에서 전투를 벌일 무렵, 배 위에서 장수들과 회합을 하다가 달빛이 밝은 양쯔강의 밤경치를 바라보는데 새들이 울며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뱃전에 서서 취중에 읊었다.
서두에서 현재까지 겪은 인생길을 회고하고 있다.
숱한 전쟁으로 얼마나 고난이 많았던가?
인간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렇게 괴로워야 하는가?
이 말들은 조조가 자신의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생길에 대한 탄식이 담겨 있다.
對酒當歌 人生幾何 대두당가 인생기하
譬如朝露 去日苦多 비여조로 거일고다
慨當以慷 憂思難忘 개당이강 우사난망
何以解憂 唯有杜康 하이해우 유유두강
- 短歌行 단가행
술을 마주하고 노래하세, 인생 그 얼마나 되리오!
마치 아침이슬같이 짧지만, 지나간 나날 고난이 적지 않았지.
분개하고 탄식하며 노래하여도 근심을 잊기는 쉽지 않으니.
어찌 근심을 잊을까? 오로지 술뿐일세.
가을저녁 秋夕 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