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을비가 예보된 새벽공기는 차갑고 차분하다.
겨울초입의 기온과 비를 좋아하는건 차분히 가라 앉는 마음때문일게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속에서, 서두름을 채근받는 환경속에서 현대인들은 늘 반쯤 흥분상태로 살아간다.
듣기에 좋은 말, 완곡하게 해주는 말, 부드럽게 타이르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다.
그런데 그 말의 참뜻을 알아듣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기만 하고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따르기만 하고 영 고치지 않는다면 萬事休矣만사휴의(만 가지 일이 끝장)다.
아무리 충고를 하고 깨우쳐도, 알아듣지 못하고 고칠 의사가 없으면 성인도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하물며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더 이상 어쩌랴.
누구의 무슨 말이라도 쉬이 받지도 주지도 못하는 현실에선 이 계절의의 차분한 가을비야 말로 선물같이 느껴진다.
차분히 내려앉는 이 계절의 빗줄기 처럼 내 마음을 가라 앉힌다.
예의 규범에 맞는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잘못을 고치는 것이 귀하다.
자신의 마음에 맞는 말을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분석을 해내는 것이 귀하다.
맹목적으로 기뻐하기만 하고 분석하지 않으며, 겉으로 받아들이기만 하고 실제로 고치지 않는다면, 나 또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法語之言 能無從乎 改之爲貴 법어지언 능무종호 개지위귀
巽與之言 能無說乎 繹之爲貴 손여지언 능무열호 역지위귀
說而不繹 從而不改 열이불역 종이불개
吾末如之何也已矣 오말여지하야이의
- 論語 子罕 논어 자한
法語법어를 주자는 바르게 말해주는 것이라고 풀었고, 정약용은 바로잡아 도리로 이끌어주는 말이라고 풀었으며 孔安國공안국은 사람이 잘못이 있을 때 바른 도리로 알려주는 것이라고 푼다.
巽言손언을 주자는 완곡하게 인도해 주는 것이라고 풀었고, 공안국은 드럽게 서로 돕는 것이라고 풀었다.
후한 중기의 학자인 馬融마융은 논어주에서 손언을 공손하고 근엄하며 공경스러운 말이라고 풀어 이야기했다.
法語법어는 사람들이 꺼려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따르는 것이고,
巽言손언은 어그러지고 거슬리는 것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기뻐하는 것이다
繹역을 주자는 실마리를 찾는 것이라고 보았고, 정약용은 실을 뽑을 때 연속해서 끊어지지 않는 것처럼 그 공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改개를 정약용은 그 잘못을 고치는 것이라고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