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털 없는 거북 등만 긁고 있다
한해가 저문다.
多事多難다사다난 이라는 말이 유난히 가슴에 와 닫는 원숭이해, 丙申年병신년이 이제 그 시간을 다하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송년회도 다 하고...
이때쯤이면 매연초에 세운 거창스러운 계획은 어느새 흐려지곤한다.
수고만 할 뿐 보람을 얻지 못함을 비유한 刮毛龜背 괄모귀배라는 말이 있다.
원래 蘇東坡소동파(蘇軾소식)의 東坡八首동파팔수에서 비롯된 말로 거북의 등은 아무리 긁어 봤자 털을 얻을 수 없다는 데서 전한다
이를 李穡이색선생은 有感유감이란 시에서 初疑觸麟角, 漸似刮龜毛 초의촉인각 짐사괄귀모(처음엔 기린 뿔에 받혔나 싶더니만, 점차 거북 터럭 긁는 것과 비슷하네)라
읊었고
徐居正서거정은 萬事眞成馬頭角 만사진성마두각 途窮已刮龜背毛 도궁이괄기배모(온갖 일 참으로 말머리 솟은 뿔과 같고, 길은 막혀 어느새 거북 등 털 긁고 있네)라 노래했다.
馬生本窮士 從我二十年 마생본궁사 종아이십년
日夜望我貴 求分買山錢 일야망아귀 구분매산전
我今反累生 借耕輟玆田 아금반루생 차경철자전
刮毛龜背上 何時得成氈 괄모구배상 하시득성전
可憐馬生癡 至今誇我賢 가련마생치 지금과하현
衆笑終不悔 施一當獲千 중소종부회 시일당획천
- 東坡八首 其八 동파팔수 기팔 蘇軾 소식(소동파)
마정경은 본래 가난한 선비로 스무 해 동안 나를 따랐네
밤낮으로 내가 귀히 되기 바라고 나를 도와 준 것이 산을 살만했는데
나는 지금 도리어 어렵게 살면서 묵어버린 땅 빌려 농사짓고 있으니
거북 등 위에서 터럭 긁으니 언제나 털방석을 이루어볼지
가련타 마정경 바보 같은 사람 지금까지 내 어짊을 자랑하고 있네
사람들이 비웃도 후회하지 않으니 하나를 베풀어 천을 얻을 사람이네
(馬生-馬正卿마정경; 소동파 종유하던 사람)
丁酉年정유년을 맞이하기전 뒤를 돌아보며 시간을 흘려보니 나 또한 刮毛龜背 괄모귀배의 시간을 보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