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騎牛好 기우호

; 소 타는 즐거움, 느림에 대하여

by Architect Y

눈이 많이 내리는 새벽, 눈을 밟으려 문 밖으로 나섰다.

소복히 쌓이는 눈을 멍하니 바라보며 모는걸 멈췄다.

비를 좋아하지만 가끔이 이리 느릿한 눈이 마음을 정리하게한다.


참~ 바쁘게 살아온 친구가 느린 여행을 준비한다.

지금이야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 되어가고 있지만 내게는 언제나 느림의 섬, 제주.

세상에 수 없이 많은 나라를 다녀도 그곳을 추천하는건 맛집이 많아서도 아니고 볼거리가 많아서도 아니다.

그곳은 존재가 느림이다.

섭지 휘닉스 아일랜드 조성 조건중 하나가 현지인 채용이었지만 얼마 못가 외지인으로 채워졌다.

그건 회사로서도 문제가 있지만 현지 직원의 몸에 베인 자유로움이 문제가 되었던거다.

도심스타일의 시스템에 맞출 수 없던것.


우리는 살아오면서 ‘느림’과 ‘멈춤’을 배우지 못했다.

국가 정책이건, 제품 광고건, 학습 방법이건 빠름만이 경쟁력을 지니 미덕인 양 소리 높여 말하고 있으니 우리는 모든 일에 빠름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빨리 하면 칭찬을 받았으며, 항상 남과 비교하고 남과 비교당하는 환경 속에서 자라왔다.

운전하다가 누군가가 나를 추월하면 괜히 기분이 나빠지면서 더욱 속도를 내어 기어이 다시 앞서려고 하고, 빨리 걷는 것에 길들여져 느리게 걸으려 하면 자꾸 걸음이 꼬이기도 한다.

앞 차가 무슨 일로 잠시 정차하여 내 차를 멈추게 하면 여지없이 경적을 울려 갈 길을 재촉하고, 밥상에서 먼저 식사를 마친 경우 남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제는 사람들도 지쳐버린 듯해서인지 얼마 전부터 ‘힐링’이라는 말이 세상의 화두가 되어버렸다.

방송에서도 출판계에서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강조한 책이 얼마 전부터 출판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도 이제 자신이 멈추지 않고 있으므로 힘들다는 것을, 빨리 스쳐 지나갈 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걸음을 늦춘다거나 멈추고서 돌아볼 때 비로소 보이게 된다는걸 인지하게도고 있다.

하지만 평생 단 한번도 배워보지 못한 느림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제주로 떠나는 친구를 위해 느림의 여행 스케즐을 준비해야겠다.


소타는 즐거움

소타는 것 좋은 줄을 몰랐었더니

말이 없고 보니 오늘에야 알겠어라

석양 녘 방초 어우러진 길을

봄날도 함께 느릿느릿


不識騎牛好 불식기우호

今因無馬知 금인무마지

夕陽芳草路 석양방초로

春日共遲遲 춘일공지지

- 偶吟 學圃集 梁彭孫 우음 학포집, 양팽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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