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착과 회한
퇴근하며 재래시장에 들러 오랜시간동안 한자리에서 녹두전을 부치던 분께 포장을 의뢰하고 서 있자니 커다란 철판위에 기름 두르고 전을 데우시는 모습이 눈에 이상하리만큼 차 올랐다.
왜 일까
오늘 새벽 잠에서 깰때까지 그 묵직한 의문점은 가시지 않았다.
어쩌면 그 전에 집에 대한 글을 쓰다 생기기 시작한 것인지 모르겠다.
집에 대한 조금 다른 생각이 담긴 글쓰기라는 주제로 아, 이쯤이야 하는 맘에 써내려가던 글은 이내 의구심만을 키우며 답을 내지 못하고 마무리 했다.
물론 올리지 못한 습작이 되어버렸다.
해외수상경력에 전세계 마스터 건축가들과 일찍부터 콜라보해왔던 23년차 건축가가 집에 대한 글을 잇지 못한다.
놓치고 있는게 무엇일까...
悔恨 회한
치열하게 디자인 해 왔다.
만날기 조차 힘든 분들의 의뢰로 수 없이 많은 디자인을 해왔고 건축, 인문 강의를 했으며 수 많은 여행을 했는데 집에 대해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건 미련이고 회한이다.
걷어내지 못한 마음을 이 새벽 잠시 들여다 보았다.
명예와 생명,
생명과 재산,
얻는 것과 잃는 것 중 어느 것이 괴로운가?
지나치게 바깥 것에 집착하면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너무 많이 재물을 쌓아 두면 결국은 그 만큼 잃게 된다.
만족할 줄 알면 부끄러운 변을 당하는 일이 없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위험한 꼴을 당하지 않아
오래도록 편안히 있을 수 있다.
名與身孰親, 명여신숙친,
身與貨孰多, 신여화숙다,
得與亡孰病﹖ 득여망집병?
是故甚愛必大費 시고심애필대비
多藏必厚亡 다장필후망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 老子 道德經 王弼注 第四十四章 노자 도덕경 왕필주 제사십사장
현실이 비록 내 마음과 같지 않을 지라도 내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고 내가 가보고 싶은 곳에 가서 그동안 움츠렸던 마음이 있다면 본래대로 펴고, 지친 영혼이 있다면 어루만져 달래주는 것이야말로 그 집착과 회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다시 글을 잡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