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나른한 봄날 오후

; 느긋하게 즐겨보는 게으름

by Architect Y

긴 5월 연휴의 중심에 책한권 들고 그늘진 벤취에 앉는다.

책한권과 진하고 시원한 커피한잔, 그리고 생각을 정리할 펜하나로 낮은 길고 온 몸이 나른한 봄날의 무료함을 달랜다.

제비가 論語논어를 읽고 까마귀가 孟子맹자를 읽는다는 옛말이 있다.

지지배배 지저귀는 제비 소리가 논어의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를 연상케 하고, 까악까악 우는 까마귀 소리가 맹자의 독악락 여인악락 숙락 獨樂樂 與人樂樂 孰樂를 연상케 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요즘의 punch line정도로 보면 무방할거같다.


300년전 燕巖 朴趾源 연암 박지원은 봄날의 나른함에 홀로 쌍륙을 가지고 한 손을 자기로 삼고 어느 한 손을 상대편으로 삼아 혼자놀며 문득 들리는 제비소리에 구전되는 이야기를 원뜻으로 돌려 친구인 族孫 朴南壽 족손 박남수에게 답장으로 보낸다.


자신과 양손, 조물주와 살구꽃 복사꽃의 관계를 가지고 조금 부질없고 엉뚱한 생각에 잠겨 있던 차에 문득 처마 밑에서 지저귀는 제비 소리가 “안다는 것을 가르쳐 줄까.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걸세.” 하는 것처럼 들린다.

마치 연암에게 정신 차리라고 충고라도 하는 듯하다.

연암은 피식 웃고는 무료함을 달래려고 농담을 건넨다.

“너는 글 읽기를 좋아하는구나. 그렇지만 공자님도 말씀하셨지. 나처럼 쌍륙을 갖고 노는 것도 나쁘진 않단다.”


忽見簾榜 語燕 홀견염방 어연

所謂誨汝知之 知之爲知之 소위회여지지 지지위지지

不覺失笑曰 부각실소왈

汝好讀書 然不有博奕者乎 猶賢乎已 여호독서 연부유박혁자호 유현호이

吾年未四十 已白頭 오연미사십 이백두

其神情意態 已如老人 기신정의태 이여노인

燕客談笑 此老人消遣訣也 연객담소 차노인소견결야

- 燕岩集 卷十 書 答南壽 연암집 권10 서 답남수


봄꽃이 한창인 요즈음,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연휴 중 하루쯤은 연암처럼 봄날의 게으름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1200px-SsangLyuk_game.jpg 쌍륙

誨汝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회여지지호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 論語 爲政 논어 위정편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마.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 아는 것이다

(거친성격의 자로에게 공자가 한말)


獨樂樂 與人樂樂 孰樂

독악락 여인악락 숙락

- 孟子 梁惠王 下 맹자 양혜왕 하


홀로 누리는 즐거움과 다른 사람과 누리는 즐거움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즐겁습니까?

(맹자는 세속에서 즐기는 음악을 좋아한다는 제나라 선왕의 말을 듣고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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