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의도도 심사 방향도 찾아 볼 수 없는 단순한 walkway
1958년 이후 공군에서 사용했던 여의도의 12만평 위에 1971년 만틀어진 100만명 집회가능한 광장은 1997년 이후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어린시절 여의도 광장에서 롤러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본 추억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여의도 광장이 어느 순간 사라진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
의외로 단순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 같지만 무척이나 현실적인 판단이 아닐수 없다.
이 후 어떤 정권이 등장해도 금싸라기땅을 가지고 장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서울로7017을 걸어보았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판단하고자, 프로젝트의 찬성과 반대, 설치후 옹호론과 비판론에 차분히 들어보고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회현에서 시작해 전체를 돌아보았다.
이 길을 걷고 있자니 여의도 광장 이야기가 떠올랐다.
처음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의도가 올라 왔을때는 개인적으로 반반의견이었다.
자연스런 Renovation이 될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감과 당선 디자이너에게 A to Z 맡기지 않는다면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짙은 걱정이었다.
홈피에서 내용을 둘러보자니 당선작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나왔다.
1등안은 고가도로를 공중정원으로 조성하는 안이다.
자연을 매개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생명의 장소로 전환하는 비전과 전략은 미래지향적이며 혁신적이다.
단계적으로 서울역 일대를 녹색공간화하는 확장가능성을 제시한 점과 다양한 시민 및 주체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프로세스를 중시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또한 고가도로와 여러 장소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접근성을 제고했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서울의 기후를 고려한 정교한 식재디자인과 식물생육의 지속가능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디자이너인 MVRDV의 Winy Maas는 이런 인터뷰를 했다.
뉴욕의 하이라인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다르게 디자인했다.
서울로는 하이라인과는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같은 점이 있다면 하이라인처럼 행복을 주는 공간을 목표로 했다는 것이다.
분명 디자이너의 의도는 뉴욕의 High Line Park의 쉼이나 휴식의 개념보다는 식재가 잘 정돈된 walkway에 가깝다.
회현역 앞에서 시작되는 서울로7101은 디자이너의 인터뷰(처음의도가 어땠는지는 알 수 없으나)대로 접근한다면 분명 무리는 없다.
하지만 처음 프로젝트를 알리며 기획의도를 보인 서울시의 이야기에 따른다면 틀어진 방향임에는 틀림없다.
매연과 땡볕 한가운데 생긴 전시 행정의 흉물이라고 타박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실 서울 시민들은 이곳이 서울시의 초기 마케팅처럼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같은 공중 정원이 되길 바랬다.
비스마르는 이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공중에서 보면 보행로 자체가 나뭇가지처럼 휘면서 도시로 뻗어가는 공중 식물원이다.
나무가 자라나는 것처럼, 고가 공원도 역시 자랄 것이다
건축가는 개념(Concept)을 찾을때 직관보다는 형이상(metaphysical)과 형이하(physical)를 넘나든다.
그러다보니 접근과정이 대중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조율해서 판단 해야하는 심사위원(어떠한 외부의 혹은 주최인 서울시의 생각 없는)의 생각과 결정, 그리고 심사평은 이해를 할 수 없다.
혹평이 많아져서인지, 원래 일정대로였는지 파악은 안되지만 심사위원을 맡았던 대한민국 건축계의 리더역할을 해온 승효상건축가는 인터뷰를 통해 갑자기 비스마르의 뻗어가는 고가가 식물의 가지로 치환되는 이야기를 은유하며 지금 서울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로 동주민센터 재생사업과 연결지어 버린다.
그리고 여기에 더욱더 알수 없는 노자의 도덕경을 인용한다.
和光同塵 화광동진
(화의 의미인 벼를 골고루 나누어 먹는다고 읽어 빛도 나누고 먼지도 같이 한다는 뜻이라며 이는 공유도시·공유사회의 풍경에 대한 서술한 내용)
건축은 Art가 아니다.
그런 현대건축은 이미 그 한계를 보이고 있고 그래 생태라는 의미가 이를 덮고 있는것이다.
십분 양보해 개념그대로를 받아들인다고 한다면 과연 현실 속의 가로수 많은 육교를 만들고 유지하는 비용에 관한 현실성이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다.
길을 걷고 있는 아침시간, 화분 하나하나에 작업자가 일일히 물을 주며 다닌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228종의 식물 24,000그루의 화분을 관리 해야하는 중책(?)이 남겨져 있는것이다.
해외 언론들이 극찬 한건 이 프로젝트 자체가 아니라 스스로 이어가는 빨리빨리의 결과물 아닐까?
고가 철거비용 80억으로 계산되었던 사업 초기에 책정된 공사비는 380억원이었으나 이후 증액이 되었다.
과연 매년 유지 관리비용을 지불해 가며 총비용 597억짜리 육교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 처음부터 생각 해 봐야 한다.
비니 마스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점에서, 서울로라는 숲의 원경을 보는데, 우리는 나무만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지금 바라보는 나무가 우리가 바라는 숲의 전부일 수도 있었다.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