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精衛塡海 정위전해

; 바다를 묻기위해

by Architect Y

이내 뚝 떨어져버린 수은주로 새벽창을 열기 망설여진다.

그럼에도 지난밤의 꿈이 떠올라 하루를 열며 진한 커피향을 창밖으로 날린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청년들과의 꿈 여행이 생각이 많은지 결정하지 못한 일정에 잘 꾸지 않는 꿈도 꾸는가 보다.

지난밤은 마치 응원이라도 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장손이라는 위치때문에 아들에게 살갑지 못하게 보이시던 그분은 못난 아들이 하나씩 이룰때마다 주변분들에게 팔불출이 되셨다는것을 가신뒤에야 알게되었다.

그래 늘 죄송한 마음이 맘 한구석을 잡고 있었는데 고민하는 아들의 모습에 밤새 찾아오셔서 어깨를 두드리신것 같다.


늘 목표를 맘속에 두고 살아온 삶에 마지막 목적지를 정하고 그 작은 이룸을 세워가며 걸음을 내 딛어도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은 있다.

최근 며칠이 그랬나보다


明명 말, 淸청 초의 학자로 청나라에 항거하였던 시인 顧炎武고염무는 옛 나라를 다시 세우고 청나라를 무너뜨리려는 노력에 삶을 바쳤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회유와 협박을 견뎌내야만 했고, 자신으로 인해 가족들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모진 고문을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세태의 변화를 타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항쟁으로 인해 상처 입어가는 백성들은 안중에도 없느냐고 비웃었을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精衛정위라는 글을 썼다.

정위는 중국 고대로부터 전하는 환상의 새의 이름이다.

三皇五帝삼황오제의 하나인 神農신농은 직접 맛보며 약초를 발견하고, 인류에게 농경을 가르쳤다.

또 불의 덕으로 임금이 되었다 하여 炎帝염제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 염제에게는 이름이 蛙왜라 하는 딸이 있는데 그녀는 물놀이를 좋아하여, 항상 동해에서 헤엄치며 놀기를 좋아하였다.

어느 날 너무 멀리까지 헤엄쳐 나간 그녀는 그만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왜의 영혼은 머리에 꽃무늬가 있는 흰 부리에 빨간 발의 이 작은 새로 변하였고 새는 매일 서산으로 날아가 나뭇가지나 돌들을 물어와 동해에 떨어뜨렸다.

자기를 삼켜버린 동해를 메우기 위해서였다.

그 울음소리가 精衛정위!, 精衛정위! 하고 들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새를 정위새라 불렀다 한다.


고염무는 한 사람의 힘이 이제 막 흥기하는 여진족의 나라 淸청을 당장에 넘어뜨릴 수는 없지만, 이렇게 치열한 시를 남겨 정위의 나뭇가지가 되고자 했다.

모진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뜻을 가졌기 때문에 精衛정위와 같은 모진 삶을 살아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시의 뜻을 새기는 일은, 삶의 치열성을 놓지 말고 살아있는 내내 마음을 제대로 쓰고 가자는 다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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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事有不平 爾何空自苦 만사유불평 이하공자고

長將一寸身 銜木到終古 장장일촌신 함목도종고

我願平東海 身沈心不改 아원평동해 신침심불개

大海無平期 我心無絶時 대해무평기 아심무절기

嗚呼 君不見 오호군불견

西山銜木衆鳥多 鵲來燕去自成窠 서산함목중조다 작래연거자성과


세상일이란 것이 공평하지 않는 게 있는 법인데 그대는 어찌하여 괴로움을 자초하는가

길어봤자 3센티의 몸뚱이로 나뭇가지를 물어 끝까지 가려 하나니.

나는 동해를 평평하게 만들고 싶으니 몸이 물에 빠져 죽어도 마음은 고치지 않을 겁니다.

저 망망대해가 평지가 되는 때가 없다면 내 마음도 멈추는 날이 없을 겁니다.

아아!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서산의 나무 물어 나르는 새들은 많지만 까치나 제비들은 자기 집이나 만드는 거요.

- 精衛, 顧炎武 정위, 고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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