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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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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Feb 16. 2018

coffee break...元朝對鏡 원조대경

; 설날 아침 거울을 보다가

한 살 더 먹는 마음이야 그리 기쁠 일이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어린시절의 설날을 떠올려 2018년 설날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며 영,정조대의 부흥기를 눈 부시게 발현했던 燕巖연암 朴趾源박지원이 남긴 많은 글 중 하나를 꺼내들며 잠시 여유를 부린다.


거울이란 예로부터 자아발견과 자아성찰의 신성한 도구다. 

그래 역사를 거울이라고 말하고 무당의 손에는 거울이 들려있어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나면 거울을 본다. 예나 이제나 이런 모습은 같지만, 조선시대에 거울은 그리 흔한 물건이 아니었다

박지원은 스무 살을 맞은 설날 아침 거울 앞에 앉아 시를 읊었다. 


忽然添得數莖鬚 홀연첨득수경수

全不加長六尺軀 전불가장육척구

鏡裡容顔隨歲異 경이용안수세이

穉心猶自去年吾 치심유자거년오


몇 가닥 수염 갑자기 돋았건만

육척의 내몸은 전혀 커진 것이 아니네

거울 속의 얼굴은 해마다 달라져도

철없는 생각은 지난해의 나 그대로이네.


다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것처럼 내 정신의 성장 또한 그렇데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지 않는덧을 걱정한다.

어린이가 자라 청년이 되고 듬직한 장년을 지나 연륜을 갖춘 노년으로 변해가듯 내 정신의 표정도 나이에 맞게 깊어지고 그윽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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