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을 바라보는 삶
작년말 포항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리이터 기준 5.4의 지진에 이어 이틀전 진도 4.6의 지진이 났다.
포항은 혼란스러웠고 대비나 대책은 의심스러웠다.
그때그때 미봉책만을 남발하며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를 대형 참사에 지금껏 불구경만으로 일관해왔다.
모든 불행한 사고에 완벽히 준비하지는 못한다하여도 가응성을 열어두고 대비해야 한다.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늘 강조하는것이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를 살아가며 숲에 갇혀 인생 전체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것.
비단 스물을 살아가는 이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죽는 순간을 바라본다면 지금의 모습을 조금 더 크게 보지 않을까.
나 또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스스로를 채근한다.
논어 위령공편에 먼 앞날을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눈앞에 근심이 닥친다(人無遠慮 必有近憂 인무원려 필유근우)는 말이 있다.
이익선생은 星湖僿說성호사설 人事門인사문*에서 遠慮近憂원려근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을 보고 느낀 점과 제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것을 수시기록한 것으로 조카들에 의하여 天地門 萬物門 人事門 經史門 詩文門으로 정리되어 있다
공자가 위령공편에 한말에 蘇東坡소동파가 해석하기를 생각이 천리 밖에 있지 않으면 환난이 눈앞에 닥친다고 하였다.
사람이 움직이지 않을 때에는 다만 발을 딛을 만한 땅만이 필요하지만, 사람은 움직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장래 가까운 곳에 있게 될지 먼 곳에 있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 조금만 움직이면 발자국 밖에 나가 있게되고 가까운 곳에만 있을 수 없으니 천만리 바깥도 모두 다닐수 있으니 어찌 미리 생각할수 있나?
계절의 춥고 더운 것은 반드시 있어 추운 때에는 갓옷을 입고 더운 때에는 삼베옷을 입는 것은 사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니, 미리 준비하여야만 한다.
만약 한번이라도 방심한다면 반드시 눈앞에 환난이 닥칠 것이니, 가정의 일도 오히려 이와 같거든 하물며 나라 일은 어떠하겠는가?
신하가 직책을 맡으매 항상 자주 직책을 잃는을 걱정하여 자리에 머무는것에만 힘쓰고 오랫동안 있을 계획을 하지 않으므로, 일을 만날 때마다 절박한 상황이 생겨 성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신하된 자가 임금을 섬기는 도리는 일을 만나면 힘을 다하여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또한 백년대계(百年大計)를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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