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일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봄비가 추적거린다.
경쾌하게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는 새벽의 커피향에 젖는다.
비는 많은것을 바꾸는 변곡점을 만든다.
계절의 변화를 이끄는가하면 이상 기온을 시작하거나 멈추며 오염된 많은것을 쓸어 없애기도 한다.
실제로 일조량이 없어 뇌의 시상하부 중추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serotonin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힌다.
.........대사가 7월 8일에 갑자기 문인들에게 이야기한다.
내가 신주로 돌아가고자 하니 너희들은 속히 배와 돛대를 손질해 놓아라.
대중이 슬퍼하며 더 계시기를 간곡히 원하므로 조사가 말한다.
모든 부처님이 출현하시어 열반을 보이시듯이 오면 반드시 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나의 이 몸뚱이도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느니라.
그러자 대중들이 물었다.
스님께서 지금 가시면 언제 오십니까?
육조 스님이 말했다.
나뭇잎이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간다. 내가 오더라도 아무 말이 없을 것이다.
大師 七月八日 忽謂門人曰. 대사 7월8일 홀위문인왈
吾欲歸新州 汝等 速理舟接. 오욕귀신주 여등속리주접
大衆 哀留甚堅 師曰. 대중 애유심경 사왈
諸佛 出現 猶示涅槃 有來必去 理亦常然. 제불 출현 유시열반 유래필거 이역상연
吾此刑骸 歸必有所. 오차형해 귀필유소
衆 曰師從此去 早晩可回. 중 왈사종차거 조만하회
師 曰葉落歸根 來時無口. 사 왈낙엽귀근 내시무구
- 六祖壇經 付囑品 육조단경 부촉품
달마에 의해서 시작된 중국 선의 흐름은 6대째가 되는 혜능에 오게 되면 금강경의 반야사상에 근거한 새로운 경향을 띠게 되는데, 달마의 전통이 중국 남종선의 근본이 되는 선서인 六祖壇經육조단경에 나오는 말이다.
지난겨울 낙엽으로 떨어진 계절의 갈무리는 이제 이 봄비로 새로이 시작을 알린다.
지난 일요일, 힘든 상황에 지친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눴던 청년하나가 며칠을 머릿속에서 맴돈다.
차분히 새로운 시작을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