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아카이브 시리즈] 아카이브는 재미가 없습니다.
아카이브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명확히 정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기록을 쌓아두는 것만으로는 아카이브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정하기 위해서는 그 아카이브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주민들이 직접 기록자가 되는 프로젝트가 많습니다. 주민이 동네를 다니며 관찰한 일상을 주제로 하기도 하고, 함께 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자신만의 시선을 정리해 보기도 합니다. 이런 활동 자체는 너무나도 이롭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과 단순히 기록을 늘어놓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거창한 주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기록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입니다. 우리 동네의 살기좋음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나의 추억과 타인의 기억 속 교집합은 무엇이었는지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를 정하지 않으면 기록의 방향성이 흐릿해지고, 결과물 또한 맥락을 잃기 쉽습니다.
이 과정에서 던질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우리 마을, 우리 동네의 의제는 무엇입니까?
• 우리 동네의 장소성에 대해서 평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내가 생각하는 우리 동네가 가진 매력은 무엇입니까?
• 앞으로 우리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입니까?
• 지난 시간 속에서 우리 동네가 발전 또는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록해야 할 대상과 내용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획은 단순히 기록을 수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무엇을 기록하고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 이 글은 필자가 2024년 12월 강서구 소식지 <방방>에 게재한 원고를 일부 편집, 수정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