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저변에 존재하는 아카이브

[로컬 아카이브 시리즈] 아카이브는 재미가 없습니다.

by 아키비스트J

스토리텔링은 아카이브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조금은 이상적일지도 모르는, 또는 희망적인 시각에서 보면, 글, 영상, 사진, 전시 등 모든 표현에는 아카이브라는 기반이 자리 잡게 됩니다. 그렇기에 아카이브는 단순한 기록물의 저장소가 아닙니다. 기획에 부합하는 자료를 적절히 수집하고 배열하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수집 과정도 아카이브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누가, 어떻게, 왜 특정 기록을 수집했는지 기록해두면, 이 또한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 낼 수 있습니다. 과정을 결과화하는 것은 우리 활동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아카이브로서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가 스스로 만들어 본 제 가족 아카이브에는 두 종류의 블로그 콘텐츠가 있습니다. 하나는 ‘오프더레코드’, 다른 하나는 ‘아카이빙 노트’입니다. 둘 다 아카이브를 둘러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오프더레코드는 기록물 덩어리를 읽어주는 화자의 목소리, 아카이빙 노트는 아키비스트의 시각에서 아카이브를 만들기 위해 했던 작업들(중성박스와 필름을 사서 사진을 보존처리하거나, 스캔 작업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한 일들 등)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아카이브 기획에 이런 경험이 힌트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표현방식 뒤에 숨겨진 이면을 들여다보면, 항상 아카이브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 아카이브가 어떤 스토리를 품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기록은 그 자체로는 큰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획을 통해 맥락이 더해질 때, 아카이브는 단순한 데이터의 집합체에서 우리의 삶과 지역, 그리고 미래를 비추는 거울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기록의 힘은 기획에서 나옵니다.


※ 이 글은 필자가 2024년 12월 강서구 소식지 <방방>에 게재한 원고를 일부 편집, 수정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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