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을 담은 아카이브: 공익활동을 연결하고 확장하다
공익활동의 가치를 높이고 의미를 확대하는 데 아카이브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공익활동은 선의 또는 정의에서 시작되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 자체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록이 남는데 아카이브에 잘 정리만 된다면 활동의 흔적과 성과를 연결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끌어낼 수 있는 디딤돌이 됩니다.
아카이브는 공익활동이 이루어진 흐름을 이야기로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활동이 체계적으로 기록되지 않으면 결과물만 남고 앞뒤 맥락은 잊히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카이브는 활동의 배경, 과정, 그 안에서 이루어진 작은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를 기록화합니다. 활동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지요. 단순히 기억을 보존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다음 활동에 참고할 수 있는 선험 지식이 됩니다.
아카이브는 공익활동이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활동의 모든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참여자나 후원자에게 설명할 것들이 명확해집니다. 활동이 시작된 이유, 활동 이후의 성과, 마주한 문제의식 등 여러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보 기반이 됩니다. 공익활동에 대한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아카이브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활동의 영향력을 알리는 홍보 효과도 있습니다. 활동이 끝난 이후에도 오직 활동가의 서랍과 책장, 하드드라이브 속에만 남아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활동의 의미와 파급효과를 퍼뜨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리된 기록이 맥락을 형성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이를 보고 배우거나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활동 기록을 벤치마킹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더욱 나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타인이 내 기록에서 영감을 얻어 자기 지역이나 필드에 맞는 새로운 활동을 창조해 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졌던 경험과 지식이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아카이브가 역할을 다한다면, 보다 나은 공공적 가치를 확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고서, 사진, 동영상, 문건, 발표문 같은 자료들이 데이터로 정리되어 계속 쌓인다면 우리 사회의 공익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빅데이터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빅데이터는 공익활동의 흐름을 읽어내 활용할 수 있습니다. 통계를 분석하거나 AI로 학습하며 정책의 변화, 새로운 문제 해결에 대한 답안을 제시하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서울시의 환경보전을 위한 모든 공익활동 데이터가 한 곳에 모인다고 상상해보세요. 아카이브는 기존의 단순한 이벤트임을 넘어서 사회의 목소리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 이 글은 필자가 2024년 11월~1월에 걸쳐 서울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희레터에서 연재한 <공익활동을 연결하고 확장하다>를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