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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Nov 27. 2020

대화에 실패하는 이유

이기심을 버리고 공유점을 분석하자.

 ‘야 너 책 보는 거 뭐야?’ 여러분은 이 말을 들으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나요? 앞뒤 문맥도 상황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질문은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여러분은 아마 당연히 ‘무슨 소리야?’하고 대답할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대화에 자주 실패했습니다. 보여준 예시처럼 대충 내 이야기만 툭 던지듯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러니 당연히 상대가 알아들을 리가 없었고 엉뚱한 대답을 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더 최악인 것은 여기다가 대고 상대에게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들어!’하며 짜증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화는 당연히 실패하기 쉬웠고 가끔은 서로 감정이 상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대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의 말하기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던 걸까요?


 저는 그간 이야기를 할 때 많은 것을 생략했습니다. 내가 하는 생각을 상대도 똑같이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앞뒤 문맥, 내가 이 이야기를 하기까지의 생각 과정 등은 이야기하지 않았은 채 결론만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크나큰 실수였습니다. 상대는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상 내 생각을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나와 같은 삶을 살지 않은 이상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저는 이와 같은 ‘이기심’ 때문에 매번 대화를 실패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우리는 상대와 내가 공유하는 문맥이 뭔지 찾아보는 ‘공유점 분석’를 해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와 상대가 무엇을 공유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령 아까의 예시에서 ‘야 너 책 보는 거 뭐야?’라고 이야기했을 때 화자인 ‘나’가 친구의 책 보는 모습을 본 상황이라면 둘 사이에 대화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약 상대와 나 사이에 이미 사전 경험이 있다면은 길게 설명하지 않고 그 기억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대와 내가 공유하는 문맥, 경험 등을 생각해봄으로써 우리는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생략한 문맥이 상대와 함께 공유하고 있는 문맥인지 아니면 단순 내 머릿속에서 상상으로만 이루어진 문맥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상대에게 그 이야기를 잘 풀어서 얘기해줘야 합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 그것은 우리의 말하기 능력을 더욱 향상해 줄 것입니다.


 상대의 머리가 나빠서, 또는 이해력이 딸려서 대화가 실패하는 경우는 아마 세상에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종종 이 모든 실패를 상대의 잘못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는 순전 저의 말하기 실력 부족 탓이었습니다. 상대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고 내 머릿속에서 거친 수많은 사고 과정을 생략한 채 ‘그냥 네가 알아서 해석 해’하는 식의 이야기는 이기적인 말하기 입니다. 이런 행동은 설령 상대가 그 이야기의 맥락을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기분이 좋지 않을 행동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방법 대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함께 공유하는 공유점을 찾으면서 상대와 성공적인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좋고 맛있는 요소로 먹기 좋게 쌓인 쌈을 주는 마다할 사람은 아마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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