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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Jan 10. 2021

범죄자의 사연

범죄 발생 이유. 악마는 사연으로 만들어진다.

가끔 뉴스를 통해 끔찍한 사건을 접합니다. 살인, 폭력, 강간 등 소름 끼치는 사건이 아직도 세상 곳곳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상이 깨끗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구석 모퉁이에서는 먼지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면 이게 정말 사람이 한 짓인가 싶습니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어린아이를 폭행하고, 강간하고, 죽음에 이르게까지 하는 행동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할까요? 이런 사건을 접할 때면 가슴속 뜨거운 감정과 함께 그들의 입장이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사람이라면 작동하는 마음속 무언가가 그들에게는 없는 듯합니다.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이런 의문이 생겨 여러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연은 알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기사들은 사건이 얼마나 잔혹한지, 가해자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피해자가 얼마나 안타까운지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그저 쉽게 '그들은 원래 악마이니까.' 하고 넘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악마인 사람은 없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새하얀 종이입니다. 이런 백지에 악마의 얼굴을 그리는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그들 주변 환경입니다. 악마들은 태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집니다. 탄생한 악마 뒤에는 분명 그들을 악마로 만든 '사연'이 있을 것입니다.


  환경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무엇을 듣느냐 무엇을 접하냐에 따라 사람의 성격은 크게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의 성격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을 들여다 봐야 합니다. 물론 환경이 너무 세밀하고 복잡해 그것을 일일이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과 관련된 경우에는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 그 정도의 큰 변화를 일으킬 정도의 환경이라면은 분명 다른 사람들과 비교되는 독특한 무언가가 있을 것입니다.


 남들과 비교되는 독특한 환경은 그들만의 사연입니다. 악마가 이런 사연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는 그들뿐만 아니라 그 사연도 함께 제거해야 합니다. 사연을 제거하자고 해서 또 그것과 관련된 사람을 처벌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환경'이 생길 수 없도록 막자는 것입니다. 사건의 끝을 단순히 어떤 사람 한 두 명을 처벌하는 것에서 그친다면, 우리는 결코 악마 출현을 막을 수 없습니다. 악마를 벌하는 것만큼 그들이 자라나는 환경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종종 가해자의 사연 등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편향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악마의 사연을 아는 것은 동정심을 얻기 위해서도, 그들을 봐주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악마의 사연은 또 다른 악마를 막기 위해 필요합니다. 지금껏 생각해보면 악마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들을 만든 사연에 대해서는 별로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악마는 생산되며, 심지어는 우리가 악마가 될 환경에 있음에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악마의 사연을 이해함으로써 또 다른 악마를 막을 수 있습니다. 악마가 나타났을 때 악마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사연도 함께 알려고 해야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악마는 생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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