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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Feb 24. 2021

꿈과 목표의 차이.

꿈이 없어요 하는 사람들에게.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한 게시물을 봤다. 게시물은 한 어머니께서 전현무에게 일침을 가한 내용이었다. 전현무는 방송에서 "가능성 없는 꿈을 오래 잡고 있으면 안 된다. 꿈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고, 그 어머니는 이에 대해 "방송인이 많은 사람들이 듣는 방송에서 꿈을 포기하라고 말을 하면 어쩌냐, 꿈을 좇는 과정에서 실패도 하고 좌절을 하는 것이 인생이다. 꿈을 가지라고 말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게시물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베스트 댓글이 달렸다. "전현무가 말한 건 꿈이고, 어머님이 말한 건 목표(target) 아닐까요? 꿈이 목표가 되면 안 되죠, 둘이 다른 거라고 생각해요.", "고시공부 10년 넘게 한 사람들한테도 계속 꿈을 좇으라고 쉬이 말할 수 있을까 싶다. 방송인이면 계속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줘라는 게 지극히 감성에 찌든 가식처럼 들린다." 나는 이 댓글들이 너무도 불편했다.


 꿈은 꿈이다. 직업은 직업이다. 꿈은 인생 전체에 걸쳐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 내 삶의 이유다. 직업은 그런 나를 보조해주는 교통수단, 내가 이용하는 도구다. 꿈은 큰일이 있지 않는 한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반면 직업은 상황에 따라 바뀌고, 필요에 따라 갈아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샌가 교통수단을 타는 것이 꿈이 되었다. 그것이 뭐가 됐든 교통수단만 타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어릴 적부터 우리는 무슨 교통수단을 타고 싶은지 질문받는다. 어른들은 교통수단을 타기만 하면 어디론가 갈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바라보며 살지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은 눈 앞에 놓인 자동차 진열대에 갇힌다. 


 스포츠카를 타고, 오픈카를 타고, 리무진을 탄다고 한들 갈 곳이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교통수단은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다줄 때 가치 있다. 교통수단이 액세서리가 되는 순간, 그것은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


 우리는 대단한 직업을 가지고도 방황하는 사람을 숱하게 봤다. 가야 할 방향을 찾지 못해 익숙한 길만 뺑뺑 도는 사람들 말이다. 아직 그곳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들은 멋있어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은 자신의 교통수단 안에서 끙끙 앓는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자신이 가고자 했던 목적지에 이미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다. 


 우리가 빠르게 포기해야 할 것은 허항 된 꿈이 아니다. 직업이다. 10년 동안 한 교통수단을 얻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포기해야 할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교통수단이다. 우리는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살아간다. 그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은 결코 하나가 아니다. 생각했던 길이 아니라고 했을 때 우리는 충분히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꿈'은 게시물 속 '어머니'의 말씀처럼 언제나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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