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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Jun 01. 2020

노는 삶을 사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다.

김민식 PD의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고.

 며칠 전에 팟캐스트 '다독다독'에 김민식 PD가 나온 방송을 들었다. 그냥 별생각 없이 스터티 카페를 오가는 길에 심심해서 들었던 팟캐스트였다. 거기서 김민식 PD는 한 진행자의 질문에 자기가 남들보다 바쁘게 사는 이유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고 했다. 거기까지는 뭐 괜찮았다. 그런데 뒤에서 자기는 엄청난 짠돌이라 돈을 잘 쓰지 않는다고 했다. '엥? 돈을 많이 벌려고 바쁘게 살면서 돈은 잘 쓰지 않는다고? 그럼 돈을 왜 버는 걸까? 그냥 있어 보이려고 돈을 버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지?' 하는 의문과 함께 인터넷 검색창에 '김민식 PD'를 검색해봤다. 검색을 하니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YES24 북클럽에 김민식 PD의 책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이 올라와 있었다. 정확한 정보도 모르고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생각해서, '그래 뭐 하는 사람인지 알아보자' 하는 심정으로 책을 빌렸다.



 

책은 김민식 PD가 MBC 노조 파업을 주도하다가 좌천을 당한 후, 그의 변화된 일상을 기록한 책이었다. 팟캐스트의 발언만 듣고 섣불리 했던 내 생각과는 달리, 김민식 PD는 진정으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수많은 직업 변화와 우여곡절을 겪은 그지만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와 그만의 유쾌함으로 삶을 헤처 나갔다.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삶을 살면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그의 삶은, 나에게 예측 불가능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줬다. 잠시나마 그를 속물이라고 생각한 나 자신을 반성하며, 내 삶을 되돌아 봤다.


매일 아침 써봤니? 책 이미지 / 출처 :  네이버 검색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 조차 한 치 앞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계획을 세우며 산다. 자기 머리로 어렴풋이 한 얄팍한 계획은 언제나 복잡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의해 실패한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지금과 같은 시대에 자기가 세운 하나의 계획에 자신의 인생을 전력투구하는 것은 너무나 무모한 짓이다. 김민식 PD는 이러한 현시대를 이겨나가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놀이'를 할 것을 추천한다.


'놀이'는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 별 다른 압력이 없어도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한 개인적 욕망은 미래가 바뀐다 하더라도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다. ‘놀이'를 추구하는 삶은 불확실한 미래에서도 나의 중심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


 그동안 놀이를 즐기는 삶은 돈이 안되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라고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그의 삶은 지금 시대에는 이러한 '놀이'가 돈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어떠한 사람이냐 그리고 내가 어떠한 놀이를 좋아하느냐는 나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 있는 딱딱한 정보 보다, 그러한 개인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더욱 선호한다. 그는 좌천된 이후 꾸준히 블로그에 자신의 놀이를 기록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자신의 스토리를 제공했다. 그리고 ‘놀이’로 시작한 그의 스토리는 지금 나한테까지 전해지며 그에게 돈을 안겨주고 있다. 꾸준히 ‘놀이'를 즐기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신의 중심을 잡게 해 주고,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아이템을 만들어주는 좋은 무기인 셈이다.




 사실상 선택적 백수 생활을 하고 있는 나는 지금 이러한 '놀이'를 추구하는 삶을 실험해볼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나 자신을 마루타로, 과연 놀이를 추구하는 삶이 정말 효과적인가 실험해보고 싶다. 뭐 사실 실패한다고 해도 잘 노는 법을 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그렇게 후회할 일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일하려고 태어난 게 아니라 놀려고 태어난 거니까 말이다. 이제 어디 한번 열심히 놀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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