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미융합소 Jun 10. 2020

초콜릿 콘텐츠의 유혹

왜 나는 시간이 없는 걸까??

 비록 제가 백수이긴 하지만 저에게도 할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도 안 하고 별다른 약속도 없다 보니 할 일이 있어도 그렇게 빠듯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할 일이 있는 날이면 항상 하루가 짧다고 느껴집니다. 어제도 아침 운동을 가기 위해 일찍 기상했습니다. 일어나서 바로 운동을 갔다가 10시 반쯤에 아침을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일정을 마치고 아침을 먹을 때 시간을 보니 11시가 넘었더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약속이 있어 5시 전까지 미뤄져 있던 작업을 몇 개 해야 했습니다. 한두 시간이면 할 수 있는 일이라 시간은 충분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후 5시가 거의 다 돼서야 겨우 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분명 학교를 다닐 때, 일을 할 때보다 시간도 많아졌는데 자꾸만 시간이 모자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런 비효율적인 시간 사용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저의 행동을 되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저의 무분별한 '초콜릿 콘텐츠'소비 습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초콜릿 콘텐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우리를 자극해줄 콘텐츠를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이러한 '내가 해야 할 일이나 나의 목표와는 관계없이 순수히 쾌락만을 위해 이용하는 콘텐츠''초콜릿 콘텐츠'라고 부릅니다.


 '초콜릿 콘텐츠'는 '집에 있는 초콜릿'과 같습니다. 초콜릿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이 쉽게 손에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자꾸만 꺼내먹게 되죠.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그것을 의식적으로 컨트롤하지 않는 이상, 자꾸만 자신도 모르게 초콜릿을 먹게 됩니다. '초콜릿 콘텐츠' 도 이와 같습니다. 이것이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의식적으로 통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초콜릿 콘텐츠'를 계속 소비할 것입니다.


 저의 생활 습관들을 되돌아보니, 일하거나 공부하지 않아서 생긴 여유 시간을 대부분 이런 '초콜릿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가령, 아침에 일어나 아침 운동을 가야 하는 시간에 인스타그램을 한다거나, 운동을 하고 집에 와 밥을 먹어야 하는 시간에 유튜브를 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습니다. 바쁠 때는 해야 할 일의 사이가 너무 좁아 이런 '초콜릿 콘텐츠'를 소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유가 생기고 해야 할 일들 사이의 시간이 길어지고 나니 이러한 쉽게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초콜릿 콘텐츠'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됐습니다. 결국, 전체적인 여유 시간은 많아졌지만 그 여유 시간을 다른 무언가 영양가 있는 활동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인 쾌락이나 자극을 주는 '초콜릿 콘텐츠'로 채우다 보니 여전히 하루가 모자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는 결코 '초콜릿 콘텐츠'의 소비를 극단적으로 멈춰야 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 순간적으로 부족한 에너지를 채운다거나 한 두 번씩 자신의 행동에 대해 보상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초콜릿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초콜릿 콘텐츠'도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끔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초콜릿 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한 알맞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분명 사람들마다 '집에 있는 초콜릿'처럼 쉽게 까먹을 수 있는 자신만의 '초콜릿'이 하나씩은 있을 것입니다. 독자분들은 그런 자신만의 '초콜릿'을 잘 통제하고 계신가요? 또는 그것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으셨나요? 사람마다 인생의 목표도 다르고 행복의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 섭취량이나 기준을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초콜릿'의 섭취량과 시기를 적절히 계획하고 의식적으로 컨트롤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부터는 이러한 저만의 '초콜릿'들을 분류하고 이들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초콜릿'을 어떻게 소비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상황이 GG를 받아주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