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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May 15. 2020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

칼 융의 이론과함께


시대가 원하는 ‘개성화’한 사람


과학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이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과 만족감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이들이 선사한 빠른 속도와 문제 해결 능력은 우리에게 항상 이점만 제공하지는 않았다. 10년 20년에 걸쳐 이루어지던 많은 변화들이 고작 1, 2년만에 이루어질 수 있게 되면서, 한낱 앞의 일도 예측하기가 힘들어졌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것들이 빠르게 대체해 나갔다.


이러한 빠른 변화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선사했다. 더 이상 외국어에 능통하고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잘하는 사람이 엘리트가 아니게 되었고,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열심히 임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정보 접근성의 증가로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은 차고 넘치게 되었고, 엑셀, 파워포인트 보다 성능이 좋은 프로그램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왔다. 사회가 요구하는 바는 해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어, 몸이 하나뿐인 사람으로서는 이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기란 불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떠한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게 되었다. 답을 찾지 못한 이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떠나거나, 아예 직장을 찾는 것을 포기해버리고 인생을 즐기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인생의 기로에 놓인 우리는 이러한 불안정하고 불명확한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나는 프로이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 심리학 계의 거장 칼 융의 이론에서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


칼 융의 ‘개성화’ 이론


‘개성화 이론’은 칼 융 심리학의 매우 중심적인 이론이다. 융의 이론에서 ‘개성’은 우리가 가지는 가장 내적이고 궁극적인, 개인을 타인과 구별 지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고유성을 뜻한다. 인간이 가지는 다양한 성향, 취향(내향성, 외향성, 합리성, 비합리성) 등은 개인에게 분화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나타나는데, ‘개성화’ 과정은 이러한 것들의 발현 원인인 ‘무의식’을 의식을 통해 찾아내는 과정을 말한다. 즉 어떤 한 개인이 ‘나는 아침마다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해’라고 생각했을 때, 그 개인 스스로가 자신에게 ‘그런데 왜 나는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게 좋은 거지?’, ‘왜 나는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게 좋은 거지?’등과 같은 추궁으로, 그런 성향과 취향을 발현하게 한 자신의 궁극적 고유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개성화의 목적은 개인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페르소나(persona)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 되는 것에 있다.



개성화의 목적은 개인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페르소나(persona)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 되는 것에 있다. 칼 융은 사람이 ‘개성화’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 된다면, 개인이 원형으로부터 오는 에너지를 더욱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사용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된 사람은 어떤 일을 할 때, 고유성을 회피하거나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일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개성화’한 사람은 어떠한 일이 닥쳐도 본인의 고유성을 잃지 않으며, 자신의 내재한 가치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많은 변화와 시련이 닥쳐와도 그것에 유동적으로 대처하며 자기 자신을 꿋꿋이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개성화’한 사람은 세상 속에 사는 개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이 개인에게 가하는 압력은 그들에게 있어 적분 상수일 뿐이다. 이들은 주변의 것이 바뀐다고 하여도 언제나 자기 자신을 통해 수용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세상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개성화’한 사람과 현대의 인재상.


 이런 ‘개성화’한 사람은 지금과 같은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적합한 인재상으로 보인다. 단순히 겉에 보이는 표면적인 능력이나 스펙을 가진 사람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하고 정제된 무기를 가진 사람은 지금 같은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중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가령, 갑작스런 사회 트렌드의 변화로 다니던 직장이 부도나고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하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겉에 보이는 스펙만을 가졌던 사람은 새로운 트렌드가 요하는 스펙을 다시 배우거나, 자신이 예전의 가진 스펙을 이용해 다시 예전과 비슷한 직장으로 취업할 것이다. 그러나 ‘개성화’한 사람은 자신의 취향, 성향 등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와 자신의 성향, 취향 등을 알맞게 분석하고 트렌드에 맞게 자신을 융화해 나갈 것이다. ‘개성화’한 사람에게 있어 이러한 변화는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새로운 도전이 아니라,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자신의 길목에 놓인 하나의 커브길일뿐이다.


오랜 역사가 인간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단 것을 증명해왔기에, 할 줄 아는 것만 잘하고, 해야 할 것만 잘하는 사람보다 어떠한 일에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각 상황에 맞춰 자기 자신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더욱 필요한 유능한 인재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모든 것이 계속해서 변하고 지속해서 새로운 것이 나오는 지금,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이제 우리는 그것이 기성의 것을 능숙하게 하거나 열심히 해내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안다. 우리는 변화하는 풍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의 모든 원류가 숨어있는 땅속에 다다르면 다다를수록 우리는 더욱 강인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융의 ‘개인화’ 이론은 혼란하고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를 유연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좋은 지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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