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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Sep 09. 2020

서로에게 득이 되는 올바른 이별 방법.

토이스토리 3를 보고 - 올바른 이별에 대하여.


 모두가 명작이라 말하는 위대한 영화 ‘토이스토리 3’. 제가 드디어 그것을 봤습니다.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발이 묶인 지금 여유시간이 많아진 틈을 타 친구 집에서 여유롭게 토이스토리 3을 감상했습니다. 뭐 소감부터 말하자면 ‘역시 토이스토리’네요...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고 모든 장면이 정말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포 주의)


 토이스토리 3은 그간 어린이였던 장난감들의 주인 앤디가 대학교를 가게 된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앤디는 대학생이 되어 이제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사를 위해 짐을 싸는 앤디는 그동안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합니다. 이제 다 커버린 앤디에게 더 이상 장난감은 필요 없는 존재였습니다. 장난감들이 갈 수 있는 선택지는 3가지였습니다.


1) 다락방에 들어가 앤디가 언젠가 다시 찾아줄 날을 기다린다.

2) 앤디를 떠나 새로운 주인에게로 간다.

3)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앤디는 고민 끝에 장난감들을 다락방에 넣어두려 합니다. 하지만 엄마의 실수로 장난감들은 모두 버려지고 말죠. 버려질 위기에 처한 순간, 늘 그랬든 엄청난 위기 대처 능력으로 장난감들은 가까스로 살아납니다. 그리고 그들은 운 좋게 고아원에 기부됩니다. 앤디의 선택에 화가 난 장난감들은 앤디를 버리고 이곳에 남기로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홀로 지켜본 우디는 이 모든 게 오해였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는 앤디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들의 주인은 앤디이고 자신들은 앤디와 있을 때에만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고아원에서의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끝에 장난감들은 자신들이 버려진 것은 사고였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장난감들은 오해를 풀고 다시 앤디 집으로 돌아와 그의 다락방에서 앤디를 기다리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들의 이야기는 끝이 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픽사는 역시 대단했습니다. 이 장난감들이 다락방으로 들어가기 직전, 우디는 황급히 이들이 들어 있는 상자에 새로운 주소를 적습니다. 그 주소는 바로 우디가 고아원에서 만났던 한 어린 소녀의 주소였습니다. 앤디는 상자의 주소를 보고 깜짝 놀라 그 집을 찾아가 봅니다. 그리고 그곳은 앤디네와 알고 지내던 한 이웃의 집이었습니다. 앤디는 그곳에서 만난 아이에게 자신들의 장난감들을 소개해주며 지금까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모든 장난감을 아이에게 주고 갑니다. 우디 마저도요!


 장난감들은 남겨지고 앤디는 떠납니다. 떠나는 앤디의 뒷모습을 보며, 우디와 그 장난감들은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집에서 그들은 또 다른 삶을 시작합니다.



 토이스토리를 애지중지 하셨던 분이라면 분명 이 장면에서 폭풍눈물을 흘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조그마한 장난감과 그들의 주인 앤디가 연출하는 장면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이별을 다루면서 매우 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솔직히 저는 장난감들이 다락방에 갇힌 채 ‘그 안에서 재밌고 행복하게 살았다.’로 영화가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러는 것이 그들을 덜 아프게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픽사는 가차 없이 이들을 이별시킵니다. 앤디는 대학교로 떠나고 장난감들은 새로운 주인집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이별을 웃으며 맞이 합니다.


 처음 그 장면을 봤을 때 저는 그때 이들이 가엾다 생각했습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별을 하는 그들이 매우 안됐다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다락방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만남을 기다리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들의 이별은 전혀 가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앤디와 장난감은 이별을 통해 각자의 새로운 삶을 맞이 할 수 있게 됩니다. 앤디와 장난감은 이별을 통해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난감들이 다락방에 계속 남아 앤디를 기다리는 선택을 했었더라면 장난감들은 어둡고 답답한 다락방의 이미지처럼 암울한 여생을 보냈을 것입니다. 픽사는 앤디와 장난감을 가차 없이 이별시킴으로써 우리에게 올바른 이별의 자세를 말합니다. 픽사는 토이스토리 3을 통해 상대를 놓아주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종종 이별을 겪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1) 그 자리에서 상대가 다시 돌아오길 하염없이 기다린다.

2) 상대방을 놓아주고 새로운 인연을 찾는다.

3) 상대와의 관계를 끊는다.


 토이스토리 장난감들이 처음 앤디에게 분노를 느끼고 앤디를 떠나려고 한 것은 3)에 해당합니다. 이는 서로 간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최악의 결정이죠. 우디는 그런 장난감들에게 1) 돌아와 다락방에서 기다리자 합니다. 떠난 이를 그리워하며 그 자리에 남는 것. 그때까지는 그것이 최선의 이별인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장난감들은 결국 2) 앤디의 품을 떠나 자신들만의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정합니다.


 1) 제자리에서 떠난 이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별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못합니다. 제자리에 남아 떠난 이를 기다리는 것은 자신을 과거 속에 살게 합니다. 과거 속에 사는 사람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없습니다. 과거 속에 사는 사람은 영원히 그 속에서 답답하고 암울한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현실을 살 때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별은 무언가의 끝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다른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떠난이의 마음도 가벼워지고 남겨진이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생기는 이런 이별은 서로에게 좋은 이별입니다. 이런 이별이야말로 가장 올바른 이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현재 이별을 어떻게 마주하고 계신가요? 혹시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아직도 그 자리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나요? 새로운 관계로 인해 그 사람이 잊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이별에 아무런 가치도 남겨주지 못할 때 그 사람은 잊히는 겁니다. 이제 과거를 털고 현실을 살며 이별이 만들어준 새로운 삶을 살아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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