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시작과 끝
arco.choi - 찍고, 쓰다.
어제와 닮은 듯이, 다른 해가 떠오르겠지만.
어제와 별 다를 것 없이 나는,
실체 없는 당신과 몽중인인 체로 멍텅 한 눈을 껐다, 켰다.
그런 나는 그렇게 곧이 곧대로, 새벽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함께인 체로도, 분리된 체로도.
변하지 못한 체로, 변함이 없길 기도하기도 하는 체로.
그렇게 곤고하지만, 쉬이 눈을 감을 수 없는 체로,
새벽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노이즈 음을 높여간다.
나는 그리고 너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도 역시,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위로하며 사랑했겠지.
그 행동들이 심중에서 뿜어 나오는 오만과 위선이 서른 입김이었을 지라도.
또 우리는 다가올 새벽 넘어 저편의 시간들을,
서로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위로하며, 사랑하겠지.
하나이기를 바라는 동시에, 각자의 존재 그대로 이기를 바라던, 바라는.
너와 나의 모순 가득한 페르소나의 기억들.
도처 곳곳에 뿌리내린 너와 나의 기억들이 상처와 오만의 조각들로, 파편으로.
퍼런 새벽과 노이즈와 상념들이 혼재되어 다가오는 새벽 4시.
빌어먹을, 새벽 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