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그림일기 2021 03 26 금 날이 좋음
오늘은 금요일. 선생님들과 미팅이 있는 날이다.
오랜만에 회식을 하자며, 룸으로 되어있는 음식점으로 예약을 잡았다.
같이 일하던 선생님 중 한 분이 좋은 기회로 떠나는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사실 난 작은 아동 미술을 운영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은 거의 이런저런 관리를 할 뿐이다.
과거 어머님이 하시던 일을 갑작스럽게 하게 되면서,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평범한 회사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내가 이 손을 놓게 되는 순간,
세분의 선생님이 계셨는데, 한순간에 실업자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고 나 또한 갑작스럽게 그 손을 놓고 싶지는 않았다. 그중에 한 분은 코로나 시기에 맞춰 좋은 기회를 찾아 떠나시게 되고, 그렇게 남게 된 나의 엄마보다 나이가 많으신 선생님들과 일 한지 거짐 일 년이 넘은 시점, 한 선생님마저 좋은 기회로 다른 곳에 가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었을 땐, 조금 서운한 건 사실이었고 인수인계의 걱정도 많이 했지만, 생각해보니 이게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천천히 조금씩 정리하는 것. 기다려 주는 것.
그만두는 것 자체를 미안해하는 선생님. 그 선생님께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면서 듣게 된 이야기를 정리해서 말씀을 드렸었다. "너무 좋은 기회 같은데요. 좋은 기회에 가시는걸 그 누구도 막지 못해요. 이건 선생님 인생이니까요. 전 응원을 드릴게요." 나도 모르겠다. 이렇게 어른스럽게 말했다는 나 자체가 지금은 너무나 뿌듯하다.
한편으로 인수인계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그 일을 맡을 순 없고, 다른 선생님도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하시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들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충분하다.
최대한 잘 마무리하기로 했다. 포기하는 편이 어쩌면 이어가는 것보다 나을 때도 있으니까.
내가 이 일을 유지하는 이유는 "천천히 조금씩 정리하는 것. 기다려 주는 것."이었으니까.
한 명의 선생님이 남았고, 이제 정리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께 6월부터 새롭게 콘텐츠를 만들어볼 시간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하였다. 일주일에 하루, 교재를 만들고 콘텐츠를 제안하자고. 차분히. 하루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쉬고 무언가 시간을 내어 보자고.
많지는 않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수는 챙겨서 드리기로.
아마도 올해가 지나면 마지막 선생님께 좋은 선물을 드릴 수 있으실 것 같다.
그렇게 나의 장기 프로젝트 하나는 끝이 날 수도 있고,
다른 형태로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끝까지 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는 것.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게 나니까.
많은 친구들이 말렸던 일을 이어받으며 이렇게 일 년이 넘고 이년이 좀 안 되는 시간을 유지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들이 있기는 했지만 내가 같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길.
또 이 생각들이 엄마와의 생각과 같기를.
일러스트레이터 / 에이에이 스튜디오 기획자.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동시에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실수를 할 때면,
덤덤히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마법을 거는 중입니다.
매일매일 나에게 집중하고 친절하려고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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