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자유란

20220.04.05 비가 오던 날

by Areeza

"어떻게 페낭에 오게 된 거예요?"

"디지털 노메드의 성지가 세 군데가 있어. 그게 발리, 치앙마이 그리고 이곳 페낭이지.

그렇게 오게 된 것 같아. 그렇게 된 게 벌써 6년이 되었네."


디지털 노매드를 꿈꾸던 한때가 생각이 났다.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지만.

그래서 그런지 난 치앙마이, 발리 그리고 이곳 페낭까지 와버렸다.

늘 이상하게 휴가를 하고 오면, 일을 하게 돼서 그런지 나에게 고국은 일하는 곳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생각하는 디지털 노매드는 경제의 자유 그 자체였다.

내가 어디서 살던 , 어디에 있던 인터넷만 있다면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고,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그래서 프리랜서 선언 이후, 디지털 노매드를 꿈꾸며 일을 했지만, 여전히 협력이 필요하고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함으로 인해 디지털 노매드와는 격차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위치가 같은 공간임을 원하는 니즈때문에 결코 반 자유의 일을 했던 것 같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기로 한다. 프리랜서로서 회사에 소속되어 일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어렵게 재택근무라는 자유를 요청했고, 회사에서는 OK를 던져주며 그렇게 약 일 년 넘게 되는 프로젝트 두 개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심 기뻤다. 재택근무라니, 꿈과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9시 업무 시작까지 밥을 먹고 커피도 내려 9시가 되면 업무가 시작된다. 결코 카메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보고도 아닌데, 업무 시작은 약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침실에서 일어나 일하는 공간은 거실인 약 1분도 안 걸리는 공간에서 나는 일하는 복장으로 갈아입곤 자리에 커피와 함께 업무를 시작했다. 6시까지 혹은 7시까지 일하는 일정. 그리고 일주일에 3번 정도의 요가 수업은 최고의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그 전년도의 혼자 나만의 비즈니스를 하면서 했던 경험이 지금 나를 만들어 준 것 같은 그런 소소한 만족감을 느꼈었다. 근데 그게 나의 착각인 것을 아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일의 양은 방대해졌고, 회사를 위해 살지 않겠다는 나의 마음과 달리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하는 나로서는 책임감이라는 쓸데없는 이유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살기 위해 하던 요가의 횟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12시간을 앉아 있었던 적이 있었고, 어떨 때는 업무전화 마비로 진짜 해야 할 업무를 놓치기 시작 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 자꾸 바뀌어가는 일의 방향성.


그렇게 나는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간략히 말하자면, 몸에서 신호를 보내온 것인데 나는 겪어본 적이 없으므로 그냥 피곤해서라고 넘겨버렸다. 방광염, 질염, 건선까지. 몸에서 염증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생소한 이 친구들은 처음으로 나에게 왔고, 이를 계기로 내 삶이 흔들거리게 되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일들은 2021년을 마무리로 정리된듯했지만, 2월까지 진행되던 일도 있고 새로운 일도 받아 2월까지 일을 이어갔던 것 같다.


주문을 외웠던 것 같다 "이것만 하면 돼. 이것만"


사실 그다음 프로젝트가 있었고, 욕심이 났지만 놓아주기로 했다.


나는 정말 휴가가 필요했다. 3월이 시작할 때 나는 나에게 선택지를 주었다. 선택지는 Yes or No가 아닌 이것과 저것으로 무엇을 생각하던 내가 원하는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선택지를 세팅했다.


그렇게 선택하게 된 이 선택지는 이곳으로 넘어오게 되었고, 지금 앞에 있는 그녀와 경제적 자유에 대한 의견을 토론할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경제적 자유의 개념이 굉장히 중요한데,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아래와 같다.

1. 언제 어디서든 일 할 수 있는 것.

2. 그 일이 나에게 이로움을 줄 것 (일의 성취감 or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수단 등등)

3. 나의 워라벨을 맞춰줄 것.

4. 나를 생각할 시간을 줄 것.

5. 만족이라는 것을 내 수준에 맞출 용기를 갖출 것.

6. 건강할 것.


다행히도 일주일 하루는 경제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날이 있는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 키는일.

다행인지 4월부터 대면 강의로 변경이 될 것 같았는데, 한 달이 미뤄져서 5월부터 대면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라 정말 기회는 이번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이 장기간 나의 경제적 자유를 책임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된다라는 것.


정말 나는 계획대로 이곳에 4월 1일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왔다.

간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맞고 그르다를 생각하는 대신, 나에게 휴가를 주고 싶었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 휴가.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는 그런 하루를 말이다.






애리자 areeza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불안함을 즐기면서

실수를 할 때면, 덤덤히

"괜찮아, 그럴 수 있지" 하면서

매일 매일 꽤나 나에게 친절한 사람


인스타그램 : areezakang

https://www.instagram.com/areeza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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