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8 날씨 맑음
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찰랑찰랑 거리는 소리도 좋지만,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물밖과 물안의 세상의 온도차를 느낄 수 있는데, 물속에 들어가면, 세상과 차단되어 물의 찰랑거림만 들을 수 있는데 그 적막함과 고요함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 고요함은 결코 길지 않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선택적 고요함이랄까.
물 밖으로 나오면 세상의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나는 자그마한 간식들을 모아 놓는 박스가 있는데, 거기엔 내가 좋아하는 캔디도, 초콜릿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가끔 뚜껑을 열어 그것들의 달콤함을 맛보긴 하는데, 그전까지 그 박스 안에 차곡차곡 모여 있다. 가끔 먹고 싶은 초콜릿이 아래 있을 때, 그것을 손쉽게 꺼내려고 뚜껑을 다시 닫고는 흔들거린다. 아래 있는 달콤한 초콜릿이 조금 더 위로 올 수 있도록.
까르르 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누군가는 수영을 하며 첨벙 대는 소리 또 이야기 소리가 여러 맛 초콜릿, 캔디들이 들어있는 박스를 흔들 때 나는 소리처럼 들려온다. 이것저것 섞여 있어 무언가 둔탁하게 부딪히는 소리. 내가 만지고 가까이 가기 전까지, 그 맛이 궁금해져서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그런 캔디 박스.
숨을 세 번 크게 쉬고 다시 수영장 물속에 들어간다. 바닥을 마주한 내 눈, 조금만 두려우면 목은 여김 없이 긴장을 하고 말지만, 이 또한 연습이 필요하겠지.
한참을 물속에서 헤엄치고 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수영장 반 정도밖에 못 왔다는 사실이 조금 애석하지만, 괜찮다. 조금씩 늘려가면 되니까.
이곳을 오기 전 딥 다이빙을 배웠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수 있겠다 싶어 호흡에 신경을 쓰며, 무언가를 알아가는건 어쩐지 할 수 있느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안경을 갖고 오지 않아 어쩔수 없이 물속에서 눈을 뜨는데 조금 어색하고 불편하긴 해도 물속에서 움직인다는 건 어렵지 않았다.
찰랑거리는 소리와 나의 몸짓에만 집중하고 물속의 공간의 자유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온전히 나의 행동과 그 행동에 의해 만들어진 소리들만 들려오는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
그 시간을 즐기다가
그 침묵과 이별하고 싶을 때 혹은 더 이상 숨을 참을 수 없을 때 물 밖으로 고개를 내놓는 순간, 다시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