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목수의 딸이다.

국화반 김남숙

by 생각쟁이

나는 목수의 딸이다.


백옥 같은 피부에, 적당히 큰 키,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우리 엄마는 그 시절 좋은 선 자리는 다 마다하고, ‘양반’ 집 아들. 우리 아빠랑 결혼했다.


저렇게 예쁜 우리 엄마가. 길을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 만큼 저렇게 예쁜 우리 엄마가. 왜 가난한 목수와 결혼했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양반’ 집 아들이라서 집안 보고 결혼했단다.

양반 집 아들이 목수라니…요즘에도 양반이 있나? 이상하다. 뭔가 이상하다.

아빠가 양반 집 아들이라 그랬나... 그거 하나 보고 결혼한 엄마 덕분인지는 몰라도,

나와 동생들은 공부를 다 잘 했다.


우리 엄마. 가난 땜에 힘들어했어도 그거 하나 뿌듯해했다.

성실하고, 반듯하고, 과묵한 ’선비‘ 그 자체였던 우리 아빠.

성실했지만, 돈벌이에는 재주가 없으신 분이라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목수 일만 열심히 하셨던 분이다.


일이 끝나고 피우는 담배 한 개비에 행복해하시던 소박한 우리 아빠….


그 시절 거의 모든 집들이 그러했겠지만, 우리 집은 특히나 더 가난했다.


국민학교를 다니는 내내 월사금이 밀려, 아침마다 선생님은 내 이름을 불렸다.


"김남숙~. 김남숙~. 또 안냈나? 내 따라 온네이."


그 시절 우리에겐 개인정보 따위는 없었다.


“아빠가 국민학교까정 졸업한 사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해당될 때 손 버쩍 들어래이. ”


부모님의 학력이 어디까지인지 손을 번쩍 들어서 표시해야 했고,

월사금을 내지 않으면 누구누구 안 냈다며,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의 이름을 불렸다.

자리에서 일어서라 한 적도 있었다.


그럴 때 마다 쥐구멍에 숨고 싶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엄마를 졸라보아도, 돈이 나올 구멍이 없다는 걸 다 아는데…


며칠을 견디다 이젠 안되겠다 싶을 때, 엄마에게 슬쩍 말을 건넸다.


엄마. 월사금 내래.

아직 나만 못 냈대.

나 오늘 집에 있으면…학교에 안 가면 안 되나?


우리 엄마는 월사금을 못 줘도 학교는 빠지지 않고 꼭 가야 한다며, 쫓아보냈다.

울보 내 동생. 코 찔찔이 내 동생도 코를 훌쩍 거리며 길바닥에 앉아서 운다.

부끄럽다고. 안 간다고. 운다.

동생을 엎쳐들고 엄마는 같이 길을 나선다.

"안 된다~ 학교는 꼭 가야 된다. 내 따라 온나."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