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송 씨 아저씨

by 생각쟁이

내가 국민학교 3학년. 바로 밑의 동생이 1학년.

막내 동생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그 시절.

아빠의 목수 기술을 눈여겨보던, 건너 마을 송 씨 아저씨가 동업을 하자 하셨단다.


"허허. 그랍시다. 내야 목수 일 밖에 할 줄 모리는데, 다른 건 송 씨가 다 알아서 하소."



순진하고 어리숙한 우리 아빠는 목수 일만 열심히 했다. 말 그대로 정말 일만 열심히 했다.

수금은 송 씨 아저씨가 하고.


아빠의 일감이 점점 늘어나자, 엄마가 웃는 날도 점점 늘어났다.

이제 형편이 좀 나아지려나 기대했다.

이제 월사금 못 내서 부끄러워지는 일은 없겠구나.

아쉬운 소리 안 해도 되겠구나.

다행이다 싶었다.



동업한 지 벌써 일 년이 다 되어가고, 아빠는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는데도 여전히 우리 집은 가난했다.


"전~부 외상으로 다 맡기가꼬 받은 돈이 한 푼도 없네."

"우짜겠노. 돈 받으면 연락 주소."

얼굴에 기름이 흐르던 송 씨 아저씨의 말을 아빠는 곧이곧대로 믿었다.


한참 동안 돈을 받지 못해서 우리 집은 갈수록 어려워졌고, 송 씨 아저씨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못받은 미수금 당신이라도 받으러 댕기야 되는거 아니라예?"

한숨만 푹푹 쉬던 엄마가 아빠를 재촉했다.


답답한 마음에 아빠는 이집 저집 미수금을 받으러 돌아다니기 시작하셨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수금을 못 받은 게 아니었다.



송 씨 아저씨가

수금한 돈을 몽땅 들고 튀었단다.



양반 집 출신 목수.

'선비' 같던 우리 아빠.


묵묵히 일만 할 줄 알았던, 사람 좋던 우리 아빠는

수소문해 봐야 아무 소용 없는 일이라며

송 씨 아저씨 찾아볼 생각도 안 하신다.


연신 담배만 뻐끔뻐끔 피워댈 뿐....



가난한 우리 집은 더 가난해졌다.

돈 나올 구멍이 눈 씻고 봐도 정말 하나도 없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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