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대잔치
기분이 조금 울적해서 '좋은 사람 도감'을 다시 꺼내 봤습니다.
“무지개 색깔은 일본에서는 '일곱 가지' 지만 미국에서는 '여섯 가지' 인도에서는 '네 가지'라고 합니다.
색깔을 보는 방식이나 그 색깔을 나타내는 단어의 존재 여부가 나라와 문화마다 달라서 무지개 색깔 개수에 차이가 생긴다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좋은 사람'의 수는 당신이 '좋은 사람을 발견해서 인식한 수'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좋은 사람 도감, 묘엔 스구루, 사사키하나, 마나코 지에미 지음-
그러고나서 예를 들기로, 내 앞에서 계산 중인 손님이 계산대에 '100엔짜리 동전'을 잔뜩 냈다고 쳤을 때를 상상해 보라고 합니다.
보통 때면 성가신 손님이지만, '100엔짜리 동전이 부족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종이를 보고, 아무 말 없이 100엔짜리 동전을 많이 내준 손님일 수도 있으니... 상황이나 시각에 따라 '좋은 사람'을 발견하기도 한다면서요.
그렇게 치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좋은 사람 발견 찬스'가 아직 많이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고요. :)
정말 그러네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제가 한 번 찾아볼까합니다.
1. 폰으로 카드 결제를 하려는데, 와이파이와 LTE가 동시에 잡혀서 자꾸만 오류가 날 때,
등에서 식은땀이 나려고 하는 순간
"천천히 하셔도 돼요." 하고 말해주는 캐셔 분- 좋은 사람 1
2. 버스 안에서 목적지에 다 와가서 막 일어서려는데, 교통 카드가 그 순간 바닥으로 떨어져서 아찔한 순간
"여기 카드요." 하고 주워 주신 앞자리에 앉아계셨던 여자분 -좋은 사람 2
3. 직원이 요리를 가지고 왔을 때, 살포시 음식 놓을 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람
4. 앉은 의자를 다시 원래대로 집어넣고 자리를 나서는 사람
5.북 콘서트 때 긴장할까 봐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눈 맞춰주고 맞장구쳐주며 박수도 크게 쳐주는 사람
6.카페에서 자기가 먹은 자리는 깨끗이 다시 정리해 놓고 가는 사람
7.아는 사람 없어 두리번거릴 때 뻘쭘할까 봐 말 걸어주는 사람
8.여러 명 같이 사진 찍을 때, 셀프 모드로 본인이 얼굴이 크게 나와도 기쁘게 사진 찍어주는 사람
9.짐이 많아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못 누르고 있을 때, 몇 층 가냐며 대신 눌러주는 사람
10.갑자기 재채기가 나올 때, 사람이 없는 쪽으로 얼굴 돌리고 팔로 입 막고 재채기하는 사람
11.본인도 배고플 텐데, 먼저 먹으라며 음식 슬쩍 앞으로 밀어주는 사람
12.퇴식구에 음식 밀어 넣으며, 잘 먹었습니다 말하고 가는 사람
13.왠지 모르게 기분이 가라앉을 때, 슬쩍 안부 메시지 보내주는 사람
14.사연 있는 둘이서 나눌 이야기 많을 거라며, 슬쩍 자리를 피해주는 사람
15.넌 참 좋은 사람 소중한 사람이야. 댓글로 마음 남겨주는 사람
16.문득 네 생각났다며 메시지 보내주는 사람
적다 보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가득입니다.
적다 보니, 나도 좋은 사람입니다.
좋은 사람 대 잔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