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건 혹시 내가 아닐까?

일터에서 들리는 속마음

by 아름답게



결이 맞지 않은 조직에서 일을 하다 보면
문득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이방인 같은 감정을 세세히 들여다보다 보면,
이상한 질문에 닿는다.



'이상한 건 혹시 내가 아닐까?'




그 질문은 곧 자기 검열로 이어지고,
나는 그 과정에서 나 스스로에게 가장 날카로운 상처를 낸다.









길을 잃은 감정을 명료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매일을 꾸역꾸역 버티는 일만 반복하다가, 이 일 말고도 보람 있고 값진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무언가를 간절히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청춘을 바쳐 도착한 자리였다.
고작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나는 남들이 보기엔 괜찮아 보이는 그 자리에 계륵처럼 머물러 있다.



그만두지도 못하고, 더 이상 일에서 즐거움도 찾지 못한 채.









조직에서 내가 나로서 존엄을 가질 수 있는 키워드는 '현명함'이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을 품고 희로애락을 나누며

일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사람.



돌이켜보면 과거의 조직에서는 그렇게 살아온 적도 있었다.

출근이 즐거웠고, 동료들과 보낸 순간들이 분명 행복했다.


물론 그때도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은 있었지만 그들은 소수였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



지금의 조직에서도 그 키워드를 가꾸고 지키기 위해 애써왔지만
결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는 공간에서 그 노력은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그들은
질투 시샘이라는 이름의 카드를 내밀며 나를 조금씩 소외시키기 시작했다.








어느 날 연애 칼럼에서 이런 문장을 읽었다.




“관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걱정하고 의심하게 만드는 사람과는 절대 연애하지 마세요.”



행복해지기 위해 시작한 연애가 끊임없는 불안과 의심으로 이어진다면 그건 충분히 헤어져야 할 사유이기도 하다는 말.


그런데 그 대상이 연인이 아니라 조직이라면 어떨까?



어쩌면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상한 건 내가 아니라, 나와 결이 맞지 않는 조직에서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라는 걸.
그럼에도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 채 방향을 잃어가는 나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헤어질 결심을 한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차곡차곡 준비해서 이 결이 맞지 않는 공간과 이별하기로.



먼 훗날,
내가 걸어온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기에 낙원으로 떠나기 전 필수 준비물을 하나씩 챙겨보려 한다.

그 길에서 만나게 될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지금의 나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헤어질 준비를 시작한다.



이상한 건 내가 아니었다.

나와 맞지 않는 곳에 나를 오래 머물게 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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