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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나 Jun 06. 2024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가는 국악 공연, ‘심청날다’

퓨전국악 뮤지컬 <심청날다>

퓨전국악 뮤지컬 <심청날다>는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과 한국메세나협회가 문화예술 사회공헌 ‘The Gift’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2019년 시작된 ‘The Gift’는 역량 있는 예술 단체를 발굴해 3년간 공연 제작, 음반 발매, 뮤직비디오 제작 지원 및 공연 홍보 등 단체의 현 상황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 ‘날다’는 2022년부터 2기 단체로 선정되어 판소리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퓨전뮤지컬 <심청날다>를 선보이고 있다. 

공연은 경상도 민요 ‘쾌지나 칭칭 나네’로 시작하여 즐거운 분위기 속 진행되었다. 극은 하나의 플롯으로 진행되는 극이라기보다는, 심청전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가지고 와 몇 장면을 엮어 시연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심청이라는 캐릭터를 단순히 효녀가 아닌, 가수 지망생이면서 아버지를 사랑하는 한 소녀로 바꾸었다. 이에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날리는 부분에 있어서 단순히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한 공양미 300석을 구하기 위함일 뿐만 아니라, 용궁에서 열리는 오디션에 참석하기 위해서라는 설정까지 추가하여 슬픈 분위기가 아닌 즐거운 분위기 속 인당수로 향하는 심청이의 모습을 그린다. 이를 통해 관객과 심청전 사이의 거리감을 좁혔다. 


본 작품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었고,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부모님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극 또한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으며, 어린아이 관객들과 계속해서 소통하며 아이들이 즐겁게 국악을 접할 수 있게 했다. 더불어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사회자가 나와서 심청이를 “이쁘고 노래도 잘하는 심청”이라고 소개한 장면이 있었는데, 한 어린이 관객이 “그냥 심청이에요”라고 말한 것이다. 최근 누군가를 소개할 때 수식어로 외모와 관련된 단어 사용을 지양하는 사회 분위기인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사회자는 “우리 친구 MZ*네요”라고 말하며 웃으며 넘어갔지만, 그 어린아이 관객은 정말 깨어있는 관객이 아닐 수 없었다.

심청가의 판소리 대목을, 록(rock)을 중심으로 편곡함으로써 템포가 빠른 지금의 음악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국악을 전달했다. 특히, 색소폰의 솔로 연주를 여러 차례 삽입함으로써 신나는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켰다. 무대 위의 소리꾼/퍼포머(performer)들 또한 지속적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며,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리고 그들에게 익숙한 미감으로 국악을 접하게 함으로써 이런 공연이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국악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후에는 국악을 사랑하는 관객층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될 수 있길 바란다. 


*MZ세대 :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원문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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