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하기에는 우리는 너무 더운 교실에 있었습니다.
너무 덥지 않냐고 묻자 한 아이가 에어컨 리모컨을 가지러 다른 교무실에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이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럼 가져다 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하며 그 아이를 기다렸고 아이는 먼 거리를 금방 다녀왔습니다. 뛰어갔다 온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리모컨이 교실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 아이가 가져온 리모컨은 말을 듣지 않는 리모컨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비웃지 않았습니다.
저도 웃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어떤 마음을 냈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리모컨은 교실에 있었고, 심지어 가져온 리모컨은 말을 듣지 않았을 때 우리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는 걸까요? ㅇㅇ이가 한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 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여서 ㅇㅇ이의 마음이 더 잘 보여요. ㅇㅇ이가 우리를 얼마나 생각해 주는지 그 마음이 잘 보여요. 우리 그런 마음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