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선인장 책방을 다녀와서
나는 어떤 지역을 가더라도 그곳의 책방을 꼭 방문한다.
책방에 간다는 것은 책을 보러 간다는 것도 있지만,
'책은 글의 집'이라고 말한 누군가의 말처럼 그런 집들이 모인 곳은 어떨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집은 저마다 다 다르다.
살아온 행적,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집에 들여놓고 싶은 것, 숨기고 싶은 것 등 집 안에 있는 것은 모두 다 다르다.
책도 마찬가지다.
글쓴이가 다루고 싶은 지식, 정보, 이야기들이 모두 다 다르다. 작가의 삶, 취향, 마음, 깊이, 삶의 결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책이 모여 있는 서점은 또 하나의 작은 세계이다. 마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마을에 가보면 지역의 특성이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기도 한다.
나는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는데,
가령 서점 주인의 친절한 큐레이팅이 드러나면 더더욱 좋아한다.
이런 큐레이팅에서는 좋은 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인장 책방이 그런 것 같다.
책방은 선선하면서도 연약하지 않은 바람이 부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바람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원을 담은 책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정원을 담은 그림책들이 가득하다.
주저없이 큐레이팅 된 것 같은 산뜻한 책들을 한아름 골랐다.
왜 이렇게 많이 사냐고 물으신다.
입으로 대답하지 못 했지만,
내 마음은 대답했다.
'사장님의 다정함과 정성, 그리고 꿈이 담겨 있으니까요.'
나는 그 꿈을 돈으로 살 수 없는데도 돈이라는 것을 주고 너무나 쉽게 내 마음으로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은 나의 꿈이 되기도 한다.
선인장 책방에서 산 책들에 대해서 더 써보고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자신의 꿈을 책에 담아,
그 책의 꿈이 전해져
누군가에게 또 꿈으로 전해지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다.
삶의 예술가를 평창, 바람의 언덕에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