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관하여
겨울의 맑은 볕을 쬐며 한 아이와 걸었다.
우리가 겪는 여러 가지 일들의 고통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왜 우리는 똑같은 일을 해도 다른 사람보다 더 고통스러워하고 항상 아쉬운 지점을 포착하는 것일까.
나는 교육의 장에서, 그 아이는 영상의 장에서.
이야기를 마친 후 지금 드는 생각이 무엇인지 물었다.
"추운 겨울, 세월호 추모 행사를 하다가 차가운 시선들을 마주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연히 마주친 노란 리본을 볼 때의 기분이에요."
"이것을 잘 기록하자. 나도 기록할게."
살면서 언제 만날지도, 얼마나 만날지도 모르는 노란 리본을 기다리며 나와 그 아이는 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희망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