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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iss Nov 18. 2020

냉정과 열정 사이


오늘 아침엔 참다 참다 일터에서 폭발했다. 상대에게 왜 당신이 잘못했고 우리가 지금 어떤 부분때문에 화가 나는지, 어떻게 처리해주셔야 하는지 아주 큰 소리로, 한글자 한글자 힘을 실어 말했다. 하루에도 몇십가지 일이 발생하고 터지는데 화나고 속상해하고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매일 해결하고 오는게, 해결하려고 노력이라도 하고 오는게 하루 사는 목표이다. 자기 전에 요즘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조금씩 보고 자는데 예전에 볼때는 '아, 참 평화롭다. 저렇게 아늑한 가게에 맛있는 음식, 다정한 동네사람들, 저녁때 기울이는 사케 한잔' 이러면서 저 평온함을 좋아했다면 지금은 '아이고 저거 부모가게니 월세 안내겠네. 저러니 낮 장사하고 해도 볼 수 있지, 저렇게 듬직한 직원 구하는게 어디 쉬워? 저 앞집 아줌마는 남의 일에 뭐하러 저렇게 참견해. 일 끝나고 저렇게 쉬는 것도 다 혼자 사니까 가능한 일이야.' 이런 생각을 하다 잠에 드는데 문득 내가 너무 냉정하고 현실적인 사람으로 변해버렸나 싶어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이러지 않으면 현실은 더 냉정하니 일할때 만큼은 더 철저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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