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꽉 막힌 퇴근길, 운전석에 앉아 생각한다.
운전을 하게 되고
지금 내 업장에서 일을 하게 되고
이 직업을 갖게 되고
그간 마주쳤던 수많은 어려움과 지금의 고됨과 미래의 불안감이
한꺼번에 몰려오는데
어느 날은 이것이 너무 괴로워 주저앉고 싶다가
또 어느 날은 땅에서 담쟁이덩굴이 솟아 내 다리를 감싸듯이
양 발에 힘이 차오르는데
오늘은 후자였다.
그간 이뤄왔고, 괴로워하다 또 이렇게 벅차올라
이를 닦게 하고 세수를 하게 하고 밥을 씹어 넘기게 하는
모든 일들은 무모함에서 시작했다.
막연히 될 거라 생각했던 일을 저지르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용기는 줄거나 늘어났고
또 무슨 근거인지 감소보다 증가가 많은 시기에
인생의 파이는 조금씩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