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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iss Dec 04. 2020

시련을 이겨내는 원동력

제 삶 속에도 많은 시련이 있었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여러 번 마주치게 될 것이구요. 이겨냈는지는 모르겠으나 거치고 거쳐 지금 이 순간에 있다면 그 원동력은 ‘나에 대한 믿음’ 이었던 것 같아요. 


시련 속에 머무는 동안 ‘그래 나를 믿어야지, 난 잘 될거야.’ 의식적으로 생각하며 막 의욕을 부리지는 않았어요. 그럴 만한 힘도 남아 있지 않았고 유리창 같은 마음으로 늘 이것이 깨질까 전전긍긍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대신 나에게 막 화살을 날리는 일이 닥치면 ‘이 일을 하는 나도 있고, 이게 아니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나도 있어. 지금 곤궁에 처한 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곤궁 밖에 있는 나도 있을거야.’ 생각했어요. 


이렇게 믿었던 결과가 다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객관적으로 어렵고 주관적으로도 힘들었던 시간들은 흘러가고 있었어요. ‘아, 나는 이 어려움도 흘러 보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잠식되지 않고, 침몰되지 않고 그 시간들을 살았어.’ 이렇게 생각하면 지나간 나의 세계를 미워하지 않고, 앞으로의 세상을 덜 두렵게 맞이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난 잘 할 수 있어.’ 라고 무지막지하게 나를 격려하고 칭찬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리고 막상 기대만큼 잘 하지 못했을 때 저를 비난하고 미워하고 싫어하고 채찍질했어요. 이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사람을 피하고 거식과 폭식을 반복하고 침대에 누워만 있고 만사에 무기력한 나를 일으켜 세웠던 건 약도 상담도 그 무엇도 아니었어요. 그냥 제 시간에 밥을 먹고 이를 닦고 샤워를 하고 비슷한 시간에 책을 보고 정해진 시간에 향초를 키며 좋아하는 영화 몇 개를 돌려봤어요. 규칙적으로 할 일을 하는 나를 대견해했어요. 조금 힘이 생기면 한 가지씩을 더 얹어 루틴하게 돌아가는 일의 고리를 늘려갔어요. 


세상에 던져진 나를 내가 다듬어 내 놓고, 당연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성취한 일들로 바꾸니 그럭저럭 살아지고 가끔 하루하루를 살아내기도 하더라구요. 


내가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믿고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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