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가장 열정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광고 일을 하고 싶었던 대학 2-3학년때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광고일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광고인을 꿈꾸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광고, 마케팅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고 실무에 있는 선배들도 만나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얻을 수도 있고 친목도 다질 수 있는 알찬 수업이어서 많이들 지원하는 수강과목이었어요. 운좋게 선발이 되어 몇 학기를 여러 대학에서 온 언니, 오빠, 친구들과 보내게 되었구요. 지금 떠올려보면 정말 재밌었고 설레였고 젊음이 좋았구나, 느꼈던 시절이었어요. 각지에서 광고에 대한 열정만으로 시청쪽 방송광고공사 강당에 모여 주 2회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고 작품을 만들어보고 회의를 하고, 그리고 또 뒷풀이 같은 만남을 갖는 동안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그 어떤 친구들 모임보다 돈독함을 느꼈죠. 이후에 광고회사에서 일을 해보니 체력과 인간성, 미적 센스와 감각 이 모든 것이 다 필요한 무척 고된 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배우는 당시에는 그 현실적 고됨보다 미래에 대한 꿈, 희망, 광고에 대한 열정 이런 것이 너무 컸어요. 당연히 우리는 젊었고, 신선했고, 광고는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신나는 시간일 수 밖에 없었어요. 학교 공부보다 광고를 더 많이 보고, 주5-6회를 만나 회의를 하고 제품에 대해 체험하고 각종 광고 기획전과 마케팅 대회를 참가하고 상을 받았던 이 모든 과정이 참 열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대가를 바라기 보다 그냥 즐거웠고 사람들이 좋았어요. 제 자신이 선배들처럼 덩달아 멋있어 보였고 앞날도 반짝반짝 빛이 날 것만 같았죠. 지금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열정과 젊음이 참 아름다웠어요. 아,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