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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iss Jan 08. 2021

벨소리공포증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나요?


저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은 사람  하나에요. 불안한 상황, 해야  것이 산더미처럼 쌓인 상황, 시간에 늦을까봐 걱정되는 상황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너무나 많죠. 누구든 떨리고 화가 나고 긴장되는 이런 상황 외에 유난히 제가 힘들어하는 것은 바로 전화에요.
의식주 만큼이나 핸드폰은 사는데 있어 이제 필수적인 지위를 차지하죠. 그런데 저는  전화벨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어요. 마음의 준비도, 말하고 싶다는  바람도 반영되지 않은 ‘아무때에 벨소리가 울리는 것이 부담스럽고 상대방의 표정을  앞에 두지 못한  일렬로 마구 귓구멍에 들어 닥치는 단어들이 낯설어요. 예전에는 꼬불탱이 선을 사이에 두고라도 말했지만 지금은  선조차   없이 허공에 대고 이야기해요. 오래 만나왔던 사람이라면  사람의 눈빛이나 손짓, 입꼬리를 상상해보지만 충분하지 않고, 상대방이 나의 말만 듣고 마음은 이해하지 못할까봐 괜시리 또박또박 말하는 와중에 우리의 대화는  건조해지는  같아요. 분명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소리내어 웃기도 했지만 쨍한 햇볕 아래 푸석해진 머릿결처럼 바스락거리는 느낌으로 통화를 마치게 되죠. 그리고 ‘ 전화  받아 말이  싫어요. 전화를 받고  받는   자유인데.  정도면 전화공포증, 벨소리포비아라고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물론 일로  필요한 통화는  해요. 문자도 카톡도 이메일도  해요. 하지만  , 나만의 시간을 가질  울리는 벨소리는 무음으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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