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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iss Oct 07. 2020

인생의 목적은 행복에 회의적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늘 뭐가 부족하고, 늘 아직 이루지 못했고, 늘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뭐가 그리 안절부절못하고 짜증이 나는지 내내 날카로웠다.

도저히 실내에 있을 수가 없어 잠깐 틈을 내 그냥 걸었다.


걷다가 잠시 벤치에 앉았다.

잠깐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항암 투병 중인 작가가

“하느님 너무 힘들어요 살고 싶어요

길이 안 보여요.”

이렇게 쓴 글을 보았다.


행복이 다 무언가 싶다.

속이 타는 것도 나, 우울한 것도 나, 불안해하는 것도 나, 조금 웃는 것도 나, 한숨을 쉬는 것도 나, 밥을 먹고 응가를 하는 것도 나, 고민을 하는 것도 나, 행복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았던 것도 나, 답답하지만 참고 일터로 돌아가는 것도 나, 출퇴근 긴장하며 운전하는 것도 나, 방귀를 뀌는 것도 나, 이것도 글이라고 쓰는 것도 나, 하지만 내일 조금 더 나아질 것도 나.

길은 보이지 않지만 아직은 살 수 있어서, 내가 병이 있는지 아직은 알 수 없어서 감사했다.

그리고 작가님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늘 좋은 사람들은 아쉽게 하고 애틋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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