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아니면 어때 2
2012년 9월 25일 유니세프에 처음으로 한 달에 한 번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월세와 용돈을 지원받던 대학교 1학년이었는데 술값을 아껴 후원했다. 처음엔 월 3만 원씩 그러다 2013년 4월부터 매달 1만 원씩으로 금액을 줄였다. 직장을 다니며 월급을 받게 되면 그때 다시 후원 금액을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여러 기관이 있었지만, 유니세프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대학 4년 동안 유네스코학생협회인 KUSA(Korean UNESCO Student Association)라는 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했다. 명동에 있는 유네스코 회관에도 몇 번씩 방문하며, 이런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관련 기구였던 유니세프에 후원한 것이다. 비록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해 지원도 제대로 못 해봤지만, 당시에는 꿈이 있던 학생의 큰 그림이었다.
매달 통장에서 조용히 1만 원씩 빠져나가고 있었지만, 물가가 그리 비싸지 않던 시절이라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잊고 지나가는 달도 많았다. 대학원 진학으로 나의 취업이 점점 늦어지며 후원금 증액도 늦어지기 시작했다. 그때쯤 후원을 받는 단체 중에 후원금을 내부에서 사용하는 비중이 훨씬 높은 곳도 있다는 뉴스를 접하기 시작했다. 내가 내는 돈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해 잘 사용되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진짜로 그런지 처음으로 의심해 보게 되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 2019년 4월에 유니세프 후원을 멈췄다.
그리고 새로운 곳을 찾기 시작했다. 환경에도 꾸준히 관심 가지고 있었기에 그린피스에 후원을 시작했다. 정부나 기업의 재정적 후원을 받지 않아 독립성을 가지고 운영한다는 문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제로
아마존보호
해양보고
북극보호
이런 캠페인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뿌듯하고 좋았다.
그래서 약 2년간의 후원 공백기를 지나 2021년 3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그린피스에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 거의 최저시급을 받으며 자취 생활을 하려니 꽤 빠듯해 지금도 월 1만 원씩 후원 중이다. 이것은 내 능력 부족 때문이니 실력을 늘려 월수입을 늘려보는 수밖에….
1년에 12만 원 밖에 안되지만, 회사에 다닐 땐 꾸준히 기부영수증도 발급받았다. 지금은 백수로 지내지만,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한 번 더 후원 기관을 바꾸려 한다.
행복나눔재단에서 운영하는 <곧장기부>로!
https://thedirectdonation.org/
“기부금을 그대로 이웃에게 전달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믿고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문구가 안심되었다.
당분간은 커피 두 잔 값이지만 진짜 조금씩 늘려보는 것을 올해 목표로 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