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낭만

음악 건네기 2

by 두유식빵

아이유 <사랑이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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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코인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천 원짜리 세 장을 넣고 첫 곡으로 아이유의 <사랑이 지나가면>을 꼭 부른다.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부를 때도 좋지만 이어폰을 끼고 가만히 앉아 들을 때도 좋다. 이별 후의 마음을 시적으로 표현한 가사에 고운 아이유의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울린다.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이 노래를 더 많이 들었다.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이 곡은 2014년도에 나왔던 아이유의 첫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 수록된 곡이다. 타이틀 곡인 <나의 옛날이야기>도 너무나 맑은 목소리와 잘 어우러지고, 김창완이 피처링한 <너의 의미>도 서정적인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사실 수록된 7곡이 모두 원래 아이유의 노래 같다. 10년 전이면 20대 초반이었는데 그녀의 곡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이미 농익은 프로의 모습이다. 사랑과 이별, 그리움의 감성을 어떻게 곡 하나에 가득 담을 수 있을까? 원래 명곡으로 알려진 좋은 노래인 것도 분명하지만 아이유의 버전엔 기존에 담겼던 것과는 또 다른 감정이 담겨있는 듯하다. 아직도 가끔 카페에서 ‘꽃갈피’ 속 노래가 들려올 때마다 귀를 기울이게 된다.


10년 동안 두 번의 짝사랑과 세 번의 연애를 했다. 그리고 나의 사랑이 지나갈 때,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마다 <꽃>과 <사랑이 지나가면>을 들었다. 마냥 우는 날도 많았지만 여러 시절 인연을 겪으며 분명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별은 여전히 슬플 것이고 나는 슬픔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섬세한 가사의 노래를 언제든 들을 수 있으니 이것으로 충분하다. 꽃갈피 속 노래들은 낭만이 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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