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Wellnessmate 열흘살기
산청 Wellnessmate 열흘 살기
걷고는 싶은데 날이 너무 뜨겁다면? 대원사 계곡길을 가보자!
유럽에선 분명히 한 여름은 걷기에 좋은 계절이다. 기온은 높지만 습도가 낮아 걷는 것이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6월 중순만 지나도 공기중에 습기가 점점 차오르며 숨이 막혀오게 된다. 산은 점점 진초록이 절정을 이루어 가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산은 나무가 우거져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여기에 금상첨화로 깊고 깊은 계곡이 자리잡고 있어 한 여름에도 서늘함이 느껴지기도 한다는 사실.
산청에는 9경이 있는데 이중에 2경이 바로 대원사 계곡길이다.
산청읍에서 대원사까지는 대략 25분정도 소요된다. 지리산 땅 속을 파고들어 만들어 논 기나긴 지리산 터널을 지나면 곧 우측으로 꺽어 들어간다. 처음에 나오는 주차장이 있는데 여기로 지나쳐 조금만 가면 유료 주차장이 나온다. 스쳐지나가면서 봤는데 일일 사천원인가 했던거 같다. 여기가 바로 대원사 계곡길 시작점이다. 유료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대원사 계곡길 시작점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굳이....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어 유료 주차장을 지나니 곧 열 대 조금 넘게 주차를 할 수 있는 주차장이 나왔다. 여기는 무료다. 나중에 보니 여기서 더 올라가면 대원사 절 앞에 주차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이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 계곡길이 워낙에 좋아 여기서 부터 걸어가는 것은 분명 좋은 선택이다. 더군다나 여기 주차장은 나무 아래 그늘에 차를 세울 수 있고 화장실도 있다. ㅎㅎ
여기서부터 대원사까지는 800미터, 유평마을까지는 2.1키로미터다.
차를 주차하고 바로 게곡길 데크로 올라선다.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이 있다.
깊은 산 속이라 그런지 산청읍보다 기온도 낮은 듯하고 더군다니 계곡에서 밀려올라오는 크나 큰 물소리는 정말 더위와 더불어 스트레스도 한방에 날려주는 효과가 있다.
데크길은 대원사 앞까지 이어진다. 정말 잘 만들어진 길이다. 그냥 가벼운 운동화만 신어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길이다.
걷다보면 금세 대원사를 만나게 된다. 일단은 유평마을까지 가는 것이 목표니 대원사는 돌아오면서 구경하기로 한다. 유평마을 안내도를 그린 지도가 특별하다. 알고보니 이호신 화백이 그린 것이라고 한다. 이호신 화백은 남사예담촌에 카페 겸 화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림을 보니 정말 지리산 구비구비 작은 마을들이 감추어져 있다. 옛날에는 도대체 어떻게 다녔을까....싶다.
방장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대원사에서 계곡길을 시작하려면 방장산교를 건너야 한다. 방장산? 의아했는데 방장산은 지리산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방대하고 장엄한 산이라는 의미. 사실 대원사에서 유평마을까지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이 방장산교를 건너서 계곡을 왼쪽에 끼고 걷는 숲길과 다리를 건너지 않고 데크길을 걸어가도 유평마을에 도달할 수 있다. 추천코스는 올라갈 때 방장산교를 건너서 숲길을 걷고 내려올 때느 아스팔트 길을 택하는게 좋은 듯하다.
대원사 계곡길은 정말 걷기에 좋다. 경사도도 거의 없고 험한 산 중에 데크를 많은 부분 데크를 깔아 놓아 걷기에 좋다. 왼쪽으로 계곡을 쭉 끼고 걸어 가는 맛, 산새 소리, 물소리, 빽빽한 숲속에서 뿜어내는 싱그런 공기 등 모든 것이 완벽하다. 그런데 고개를 오른쪽을 돌리면 살짝 무섭기도 하다. 지리산 반달곰이라도 출몰할지 몰라서~~ㅎㅎ 깊고 깊은 계곡임에는 틀림없다.
유평마을까지 가는 길의 하이라이트는 대원사계곡 최고의 절경이라는 '용소'다. 용이 백년간 살았다는 전설을 가진 곳이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대원사 방장산교에서 유평마을까지는 천천히 사진 찍으며 가도 삼십 분이면 충분하고 데크길이 끝나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유평마을이다. 이 다리는 비가 많이 오면 잠수교가 된다고 한다. 유평마을은 현재 진짜 작은 마을이고 민박집과 토속 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
내려오는 길이 아스팔트길이 좋은 이유는 중간에 나무가 없어 계곡을 잘 내려다 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왔던 길로 돌아가는 것보다 반대편길에서 다시 한번 계곡을 보는 것도 좋다.
특별한 절, 지리산 대원사
발걸음이 가벼워서 그런지 대원사가 금방이다. 대원사는 천왕봉 동쪽 아래에 진흥왕 9년(548)에 연기조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현재는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도량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더 특별해 보인다. 화엄사, 쌍계사는 여러 번 가봤지만 대원사는 처음이다. 사람도 많이 없어서 한가롭게 쉬며 살펴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두번째 주차장에세 대원사를 거쳐 유평마을까지 다녀와 대원사를 구경하고 내려가도 두시간이면 충분하다. 잠시 숲속에 몸을 숨기며 한 낮의 무더위를 피하는 것도 좋았고, 몸속 깊이 깨끗한 지리산의 공기를 꾹꾹 집어넣어 더 좋았다.
정말이지 매일 와서 한번씩 걷고 싶은 계곡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