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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나라 Jun 25. 2024

산청에선, 수선사를 잊지마세요

산청 Wellnessmate 열흘살기


산청에서 수선사는 특별하다.

산청 9경에는 이름도 올리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오는 곳이다.

우리나라 어엿한 대한 조계종 사찰이지만.....직접 보니 정말 잘 꾸며진 한폭의 아름다운 정원같은 모습이다. 극락보전에서 흘러나오는 나무아미타불...불경소리가 끊임없이 들리지 않았다면 이곳이 사찰이라는 것을 깜박 잊어버릴 뻔 했다.


수선사 바로 코 앞까지 차로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나무 그늘에다 세울 수도 있는 명당자리다.

입구로 향하는 돌계단이 보이는데 들어갈 수가 없다.

여행을 온 네 분이 끊임없이 사진을 찍으셨다. 아직 본계임은 시작도 전인데 말이다.

돌계단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니 수선사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맨 앞에 큰 연못이 있고 그 뒤로 마치 다랭이논을 오르듯 사찰이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맨 뒤는 장엄하고 높은 산이다.

일단 전경이 너무 이뻐 탄성이 나온다.


넓은 연못위에 목재다리가 놓여 있는데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되어 보였다.

설마 빠지지는 않겠지? 가끔씩 삐걱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ㅎㅎ

목재다리를 걸으며 나오는 풍경은 말 그래로 어디를 찍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다 아름답다.


수선사 연못

연못 가운데에는 여행객들이 쉴 수 있도록 벤치도 몇 개 놓여 있었다.

친절한 배려로 지붕도 있어서 그늘에 앉아 오래도록 연못과 연꽃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높은 산에 둘러쌓인 요새 같은 곳에서 연꽃 구경을 하니 신선놀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연잎과 연꽃들은 연못의 물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 어찌나 사뿐히 물 위에 얹어져 있는지 신기할 뿐이다.

정말 오랫만에 연꽃을 즐겼다. 언제봐도 꽃은 질리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느끼며.



연못을 등지고 조금 더 올라가면 드디어 사찰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대웅전격인 건물이 멀리 보이는 데 극락보전이다. 이곳에서 나미아미타불 불경 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 존재의 의미를 확인시켜주는 듯.

대부분의 사찰들이 대웅전 앞 공간이 흙으로 되어 있는데 반해 이곳은 잔디가 깔려 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사찰같이 느껴지지 않고 잘 가꾸어진 정원같다는 느낌이 드나보다.

극락보전 앞 마당은 공간이 꽤나 넓었고 그래서 시야도 시원하다.

이곳에는 석탑과 자그마한 연못과 곳곳에 소나무 정원수, 돌부처, 돌수반, 돌탑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주변으로 성적당, 차담실, 무량수각, 선열당 등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둘러보고 극락보전을 한바퀴 돌아 숲길로 올라서면 대나무와 잣나무가 즐비한 숲길이 다.

시원하게 걸으며 수선사를 내려다보는 맛도 좋고.

비탈 부분에는 성급한 수국들이 피기 시작하고 있다. 조금 더 지난다면 빽빽하게 만발할 것으로 보인다.


극락보전
디테일도 섬세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찰을 가꾸신 분은 여경 스님이시다.

엄밀히 말하면 여기는 여경스님 개인 소유의 사찰인 것이다.

여경스님은 순천 송광사에서 출가하여 정진하시다가 1992년 어느날 현재 수선사 자리에서 농사짓던 스님과 인연이 닿아 논을 구입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이곳 수선사의 시작이라고 한다.

산청에 워낙 큰 절들이 많다보니 신도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수선사와 관련된 모든 관리는 여경 스님 혼자서 감당하신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 넓은 땅을 혼자서 관리하는 것도 가능한거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인간의 힘은 무한하다!

수선사는 연못 옆에 3층짜리 건물이 있는데 그 중 3층은 카페로 운영중이다.

절 안에 카페가 있는 것이 특이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했다.  수선사가 작아서 사람들이 구경하고 바로 가는 것이 아쉬워 이곳에 좀 더 머물며 아름다움을 즐기라는 의미로 여경스님이 카페를 만들었다고 한다.


템플스테이는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예약을 할 수 있으며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중단되었다고 한다. 사실 템플 스테이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음식 사진을 보니 구미가 확 당긴다.

자연과 닮아 있는 사찰 음식들을 한번 맛보고 싶어 사진을 올려본다. 


템플 스테이 했던 당시 제공음식-출처 미디어팜


산청에서 수선사는 어쩌면 가장 가까운 여행지일지도 모른다.

산청읍에서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입장료 주차료도 없다.

산청을 지나거나, 산청에 오신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이곳은 진짜 한 폭의 이쁜 정원에 잠시 들어왔다 가는 기분이 든다. 스님에게는 죄송하지만....

힐링하기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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