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Wellnessmate 열흘살기
ㅣ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 남사예담촌
지리산 천왕봉의 정기가 서린 천혜의 입지에 조성된 남사예담촌은 산청이 자랑하는 명품마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
얼마나 아름답길래? 호기심을 가지고 남사예담촌으로 향한다.
산청읍에서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고 산청군 단성면에 위치해 있다.
도로명도 지리산대로 2897번지, 멋지다!!
남사예담촌은 고색창연하다. 색이 바랜 기와를 얹은 담장위로 담쟁이 넝쿨이나 능소화 꽃이 담장을 넘어 바깥 세상을 탐하고 있고, 어디선가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향긋한 냄새, 가장 오래 되었다는 감나무, 매화나무, 부부회화나무 등 무심코 심어져 있는 듯한 나무들조차 유구한 역사와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런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최씨고가, 이씨고가, 하씨고가 등이 고택들이 은은히 매력을 뿜어낸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조차 구구한 사연을 지닌, 조용하지만 결코 조용하지 않은 남사예담촌의 소리없는 아우성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주차를 하고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최씨고가'다.
흙으로 만들어진 담에 담쟁이 넝쿨이 가득하고 능소화가 수줍은 듯 선을 넘는다.
여름에 만날 수 있는 싱그런 풍경이다. 오래된 고택에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산청 남사리 최씨고가는 전통적인 남부지방의 사대부 한옥이다. 건물은 안채를 중심으로 사랑채,익랑채가 ㅁ자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다. 팔작지붕으로 이루어진 안채가 고풍스럽고 우아하다. 정갈하고 단아하고 말끔한 아름다운 한옥이다. 지금은 한옥민박을 운영해서 인지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다. 대청마루에 앉아서 한없이 쉬고 싶었던 곳.
남사예담촌에 와서 느낀건데 감나무가 정말 많았다. 거의 감나무밭 수준이다.
감은 하동 악양면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이곳 산청도 감이 유명하다. 특히 산청곶감.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 수령이 무려 639년이나 되었다는~~~
어마어마하다. 고려말 원정공 하즙의 손자 하연이 어머니에게 홍시를 드리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토종 반시감으로 산청곶감의 원종이기도 하고, 현재까지도 감이 열리고 있는 현역 감나무란다.
가장 오래된 감나무 주변은 온통 감나무 밭들...뺵빽해서 한 낮에도 컴컴할 정도다.
가장 오래된 감나무 맞은 편은 '사양정사'다. 구한말 유학자 정제용의 손자인 정종화가 남사로 이전한 후 할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1920년대 지은 재실이라고 한다. 재실이란 무덤이나 사당옆에 제사를 지으려고 지낸 집이다. '사양정사'란 '사수 남쪽의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집'이라는 의미로 자식들을 교육하고 지인과 교류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으리으리하게 느껴지는 대문은 양쪽 좌우의 행랑채보다 높게 지은 솟을 대문이다. 사양정사의 마당에 배롱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도 2010년 추정 134년 되었다는 기록이 보였다.
사양정사의 안채인 '선명당'은 지금 당장에라도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안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이다.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싶은 곳.
마당 한 켠에 엄청난 나무가 보였는데 단풍나무다.
수령이 240년 되었다는 이 단풍나무는 시아버지가 겨울채비를 걱정하는 종가집 며느리를 가여워하여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며 잠시 시름을 잊으라고 심은 것이라고 한다.
그 옛날에는 겨울채비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리고 겨울을 나는 것이 얼마나 고되었을지 정말 상상이 안간다. 왠지 며느리가 단풍을 보며 눈물 흘렸을거 같다.
남사예담촌은 주차장에 위치한 지도를 잘 보아야 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다 있을 줄 알았는데 들어가는 입구가 다 달라서 정신줄 놓다가는 중요한 고택을 놓칠 수도 있다.
이씨고가를 찾아가는 길은 주차장에서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밖으로 나와 다시 들어가야 한다. 들어가는 입구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부부회화나무가 나를 반긴다.
부부회화나무는 수령이 무려 320년 되었고 선비나무로 불리는 두 그루의 회화나무는 서로에게 빛을 더 잘 들게 하려고 몸을 구부리겨 자랐고, 부부가 나무 아래를 통과하면 백년해로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부부나무로 불리우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두 나무가 서로 끌어 안은 모습을 하고 있어 더 애절하게 느껴진다.
아, 그리고 드라마 '왕이 된 남자'의 촬영지이기도 했다고 한다.
진짜 서로에게 빛을 더 잘 들게 하기 위해 몸을 구부렸을까?
하여간 부부회화나무는 인상적이고 멋졌다.
부부회화나무를 지나 들어오면 '이씨고가'다.
한쪽에 수국이 피었고 역시 한옥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이씨고가는 이곳 남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고가로 1700년대에 지은 전통적인 남부지방의 사대부 가옥이라고 한다. 사랑채, 안채, 외양간채, 곶간채가 ㅁ자 구조로 지어져 있었다.
남사예담촌에는 이곳을 위에서 내려다볼수 있는 '남학정'이 있다.
육교를 건너 계단을 좀 오르면 되는 곳인데 올라갈 땐 엄두가 안 났지만 생각보다 오르막이 짧다.
정자에 오르면 남사예담촌이 보인다. 매일 고층건물만 보다가 땅과 한 몸이 된 듯 나무 속에 가려져 있는 한옥 고택들이 너무 이쁘다. 내 마음까지 정갈해지는 듯~~
남사예담촌에는 이외에도 많은 고택들이 있었고 지금도 누군가 밭을 가꾸고 정원을 가꾸고 생활하고 있다.
'지금 이 꽃자리'라는 카페도 있었다. 대나무에 둘러싸인 테이블이 인상적인 곳.
대원사 유림마을 안내도를 그리셨다는 분이 작품활동을 하시는 곳이라고 한다.
카페와 향토 음식점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
담쟁이 넝쿨 가득한 골목길이 너무 이쁜 곳.
고택, 나무, 풀등이 가진 구구절절한 사연에 귀 기울여지는 곳.
잠시지만 고택의 향연 속으로 깊이 빠져 들어갈 수 있는 곳.
산청에 왔다면 꼭 들러보아야 할 필수 코스 남사예담촌이다.